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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재범 감독 “스튜디오요나, 스톱모션으로 세상을 담는다”

원천:3377TV   출시 시간:2024-10-08
박재범 감독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에는 서울의 코엑스 같은 커다란 전시공간이 있다. 부산 MICE산업의 중심지인 ‘벡스코’이다. 영화제 기간에 이곳에서는 ‘ACFM’(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행사가 열린다. 필름마켓과 함께 영화포럼등 다양한 활동이 펼쳐진다. 전시장을 찾으면 영화/콘텐츠 배급사, 제작사, 유통사, 스튜디오, 영상관련업체 등이 부스를 마련하여 각자의 작품, 콘텐츠, 프로젝트, 프로그램, 아이디어 등을 홍보하고 있다. 대형부스를 차지한 메이저 배급사들은 커다란 부스에 영화포스터를 초대형으로 래핑해 놓았다. 전시장을 돌다보니 작은 부스가 하나 눈에 들어왔다. 벽에는 영화 <엄마의 땅:끄리샤와 숲의 주인> 포스터가 걸려있다. 이 영화를 만든 ‘스튜디오 요나’의 홍보부스였다. 마침 스튜디오 요나의 박재범 감독이 앉아있다. 반가운 마음으로 근황을 들어보았다.

<엄마의 땅:끄리샤와 숲의 주인>은 2022년 BIFF에서 상영되었고, 곧바로 극장에서 개봉되었다. 우리나라에선 <콩쥐 팥쥐>(1977) 이후 45년 만에 제작된 스톱모션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주목받았던 작품이다. 경이로운 툰트라의 대자연 풍광과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스튜디오요나의 장인정신으로 생명력을 얻은 작품이다.

Q. <엄마의 땅> 이후 달라진 것이 있는지.
▶박재범 감독: “<엄마의 땅> 때문에 알아봐주시는 분이 많아졌다. 여기도 벽에 붙은 포스터 보고 관심을 보인다. <엄마의 땅>이 완성되고 나서 많은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에는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제작하는 것이 우선이었는데 이제는 좀 더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는 작품이 어떤 것인지, 요나는 어떤 작품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엄마의 땅>은 영화제에서 상을 많이 받았다. 서울인디애니페스티벌, 들꽃영화상, 대한민국콘텐츠대상, 대종상 등. 대종상 심사위원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이제 애니메이션 시대가 올 것 같고, 한국에서도 빛을 낼 때가 된 것 같다며 응원하는 마음으로 상을 주고 싶었다’고 하시더라.”

Q. 품이 많이 들어가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작업에 열정을 쏟는 이유가 있다면.

엄마의 땅:끄리샤와 숲의 주인

▶박재범 감독: “학교(홍익대 애니메이션 전공) 다닐 때는 2D도, 3D도 해봤었는데 저랑은 잘 안 맞더라. 직접 인형을 만지고 촬영을 할 때 교감을 하는 것 같다. 요즘은 AI가 대세인데 스톱모션을 어떻게 될 것인지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 변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3D가 한창일 때는 ‘스톱모션’이 곧 사라질 것 같이 이야기했지만 오히려 더 희소성이 있는 것 같다. 사람 손길이 가야하는 제작기법이기에 그런 정서를 담을 수 있는 이야기를 찾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꼼꼼하게 만드는 가구나 옷처럼.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가야할 길이 있는 것 같다.”

Q. 처음 스톱모션 작업할 때와 비교해 달라진 것이 있다면?
▶박재범 감독: “100프로 손으로 만들던 것을 3D기술을 이용한다. 3D프린팅이나 레이저 커팅을 이용한다. 단순반복 작업, 더 정교한 작업이 필요할 때는 그런 기술을 빌린다. 손끝에서 마무리되는 작업이지만 시간을 줄일 수 있다. CG나 촬영기술은 계속 발전하는 것 같다. 다음에 장편을 만든다면 입체영상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기술이 발전되면) 3D안경을 쓰지 않고도 제대로 된 입체감을 느끼게 될 것 같다. 지금은 네모난 스크린으로만 보고 있지만 언젠가는 기술이 발전하여 다른 감각들을 요하는 매체나 다른 환경에서의 영화감상이 시도될 것이다. 다양한 수요가 분명 필요할 것이고, 그러면서도 영화의 오리지널한 문법은 더 중요해 질 것이라 생각한다.”

Q.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이런 부스를 마련한 이유는?
▶박재범 감독: “<엄마의 땅>을 만들기 위해 제작진이 ‘스튜디오 요나’를 만들었다. 우리 스튜디오를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다른 회사들은 어떻게 일을 하는지, 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애니메이션 시장은 세계로 가야한다. 국내는 한정적이니까. 애니메이션은 언어나 국가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처음 홍보부스를 마련했는데 관심을 보인다. <짱둥이네>에도 관심이 있더라. 동남아나 대만과 비슷한 감성인 모양이다.”

짱뚱이네 똥황토

Q. 애니메이션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콘텐츠는 서울/수도권 중심인데, 요나가 목표하는 것이 있는지.
▶박재범 감독: “요나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스튜디오이다. 요나의 최종목표는 복합문화예술공간이 되는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은 손으로 일일이 만드는 것이라 물리적으로 제한이 있다. 하지만 이게 장점이 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서울의 완전한 도심이 아니라 자연친화적인 공간에 저희만의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작업 결과물을 전시할 수 있게. 그리고 이런 작업을 하겠다는 사람이 전시도 하고, 커피도 마실 수 있는 그런 형태가 되었으면 한다. 그 정도가 되면 요나는 성공한 것이다. 창작을 계속할 수 있는 요나만의 형태가 되는 것이 목표이다.”
(모델로 삼는 공간이 있는지?) “담양의 담빛예술창고에 간 적이 있다. 폐 공장을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전시관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계속 작가를 모집하고 있더라. 사람들이 와서, 보고 즐기게 하는 스페이스 자체가 좋았다. 그곳에서 잠깐, 우연히 새로운 만남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해외에는 아트 쪽에 이런 팸투어나 소규모 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공간이 많다. 점점 디지털화 되면서 떨어져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공간에서 특별한 주제로 모일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작업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Q. <엄마의 땅> 말고 어떤 작품이 있는지.
▶박재범 감독: “작품은 꾸준히 만들고 있다. 오진희 작가의 <짱뚱이네 똥황토>를 원작으로 중편 애니메이션을 완성시켰다. 러닝타임은 26분이다. <짱뚱이네 똥황토>는 옛날 학급문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명한 작품이다. 이걸 시리즈물로도 만들고 싶어 지금 기획 중이다. 제작지원으로는 한계가 있어 방법을 찾고 있다. 요나에서는 우리 콘텐츠제작 말고도 관공서나 박물관의 외주를 받아 영상, 애니메이션도 제작하고 있다.”

Q. 준비 중인 다른 작품은?

빅 피쉬

▶박재범 감독: “한국을 배경으로 한 현대 가족이야기를 준비 중이다. 판타지이다. 한국이라는 특수한 역사, 지리적 특성이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이다. 내년 시나리오 탈고가 목표이다. 시나리오가 나오면 파일럿을 만들 예정이다. 제작비가 최소 15억에서 20억 원을 필요할 것 같다. 제작비 마련을 고민 중이다. <엄마의 땅> 만들 때 에너지를 다 쏟아 부은 것 같지만 이 작품은 꼭 만들어보고 싶다.”

Q. <엄마의 땅> 말고 요나의 대표작은?
▶박재범 감독: “요나에서 처음 만든 작품이 단편 <빅 피쉬>이다. 8분 14초 애니메이션인데 세월호에서 느꼈던 감정이 담겨있다. 판타지하게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셨다. <빅 피쉬>를 하면서 애니메이션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은 유튜브에도 공개되어 있다. 이 작품보고 연락을 많이 받았다. 세월호라고 명시적인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는데 사람들이 작품을 보면서 많이 떠올리는 모양이다. 추모상영회나 교육청에서도 상영을 했다.”

박재범 감독과 스튜디오 요나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사진=스튜지오 요나]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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