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77TV 3377TV

박상영 작가 “‘대도시의 사랑법’ 영화·드라마 동시 공개, 행복해요”[인터뷰]

원천:3377TV   출시 시간:2024-11-04
‘대도시의 사랑법’을 쓴 박상영 작가. 사진제공|티빙

베스트셀러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작가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원작 소설 중 ‘재희’라는 챕터로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감독 이언희)가 최근 개봉해 큰 사랑을 받고 있고, OTT플랫폼 티빙에서도 동명의 시리즈로 제작돼 공개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 작가는 시리즈 ‘대도시의 사랑법’ 극본을 직접 쓰며 드라마 작가로서 가능성도 입증했다.

“지금 너무 행복하죠. 영화로 먼저 계약이 됐고, 뒤이어 드라마 제작 제안까지 와서 제가 극본도 쓰는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오, 내 소설이 진짜 찢었나’라는 자부심도 들었고요. 하하. 원소스 멀티유저란 게 이런 건가라는 마음으로 신나게 작업에 임했어요.”

박상영 작가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퀴어 문학의 새 지평을 연 소감과 드라마판 고영 역의 남윤수에 대한 자랑, 그에게 있어 ‘대도시의 사랑법’의 의미 등 다양한 질문에 위트있는 답을 들려줬다.

‘대도시의 사랑법’서 열연한 남윤수(오른쪽), 사진|티빙

■“고영 역의 남윤수, 기꺼이 출연한다고 해서 고마웠어요”

‘대도시의 사랑법’은 작가 고영(남윤수)이 다양한 만남을 통해 삶과 사랑을 배워가는 청춘의 로맨스를 그린다. 8부작으로 허진호, 홍지영, 손태겸, 김세인 감독이 각각 2부씩 맡아 고영의 성장기를 다룬다.

“감독 4명과 함께 맞춰가는 작업이 쉽진 않았지만 다채로운 매력이 있어서 좋았어요. ‘고영’이란 인간의 성장담에 집중해 8부작 대본을 썼지만 감독마다 다른 시선으로 연출했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게다가 남윤수라는 훤칠한 배우가 들어오니 ‘고영’이 원작보다 더 멋있어지더라고요? 하하. 디테일은 많이 바뀌었지만 원작의 본질은 그대로 살리고 싶다는 제작사의 요청에 따라 거기에 주안점을 두려고 했죠. 영상화 문법으로 재밌게 바꾸되 원작의 영혼을 그대로 살리자는 생각으로요.”

‘대도시의 사랑법’서 열연한 남윤수(가운데), 사진|티빙

남윤수 이름 석자가 나오자 박 작가의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기꺼이 출연해준다고 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이 작품이 제작과정에서 여러모로 난관이 많았거든요. 한국 땅에 없는 작품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그렇게 문을 열고 나갈 땐 어떻게든 진통은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일상의 온도를 담은 퀴어 작품을 보여주자는 포부로 만든 건데, 남윤수가 합류하면서 ‘고영’이 더 사랑스러운 인물로 변모한 것 같아요. 제가 애초 생각한 ‘고영’은 그렇게 잘생긴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남윤수가 연기해주니 러블리한 매력이 추가돼 저 또한 정말 만족해하면서 봤고요.”

규호 역의 진호은에 대해서도 애정을 표현했다.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뽑힌 배우예요. 계속 저에게 질문을 던져서 저도 많은 걸 생각할 수 있었는데요. 작가로서 스윽 넘어갔던 부분까지 돌아보게 됐고, 작가로서도 제가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선물해준 것 같아요. 제가 이 작품으로 스타 만들어서 14개국 팬미팅 투어 시킬 수 있게 해주겠다고 큰소리쳤는데, 진짜 이뤄졌으면 좋겠네요. 하하.”

‘대도시의 사랑법’을 쓴 박상영 작가, 사진|티빙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은 20대 탐구보고서 같은 작품이에요”

그는 원작 소설로 2022년 국제 부커상 후보에 오르면서 크게 화제가 됐다.

“저에게 ‘대도시의 사랑법’은 20대 탐구보고서 같은 작품이에요. 당시 제겐 사랑이란 감정이 중요하고 절실했기 때문에 ‘도대체 왜 우리는 사랑 앞에서 추잡해지고 아름다워지는가’란 질문에 파고들고 싶었죠. 소설로 풀어내는 건 그 답을 담아내는 과정이었고요. ‘대도시’에 집중한 건 애증의 공간이면서도 동시에 성적소수자들이 정체성을 마음껏 드러내면서도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특징이 있었기 때문이고요.”

그에게 ‘고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다. 지금도 어딘가에 발붙이고 살고 있을 ‘고영’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을까.

“아마도 좌충우돌하면서도 여전히 삶을 앓고 있겠죠. 뜨거운 걸 알면서도 뛰어드는 불나방처럼요. 하지만 전 여전히 그런 삶의 방식을 응원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쏟아지는 호평 속에서 짊어져야 할 왕관의 무게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어떤 문화의 대표화가 된다는 게 상당히 무겁게 느껴져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칭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퀴어 문학으로서 이례적으로 많이 읽히기도 했고, 또 여러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제작된 걸 보면 이 작품이 사회적으로도 방점을 찍은 거라는 게 제3자의 시선으로도 느껴지니까요. 무거운 왕관이지만 잘 써보고 있으려고요.”

30대 중반에 선 그는 또 다른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

“한계 없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퀴어의 사랑에 대해 원없이 고민하고 써봤으니, 이젠 다른 종류의 이야기도 해보고 싶거든요. 소설가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드라마 작가로서 완주할 수 있도록 작업하는 게 제 목표예요. 매일매일 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작업하고 있는데요. 끊임없이 새로운 문화들을 받아들이려고 노력도 하고 있고요. 제가 가진 유머는 작가로서 가장 좋은 무기라고 생각하는데요. 녹슬지 않으려고 발악에 가깝게 몸부림쳐보려고요. 하하.”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THE END
450
로컬 재생 기록 클라우드 재생 기록
로그인 계정
발표
3377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3377에는 충전 항목이 없습니다. 3377 회원으로 등록하시면 더 많은 영화 감상 권한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