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희생에 바치는 헌사...극적 재미는 글쎄
곽경택 감독 연출...배우 곽도원, 주원 등 출연
러닝타임 106분, 12세 이상 관람가, 12월 4일 개봉(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담담하게 그려낸 재난 영화. 덕분에 그 울림은 진심으로 느껴지나, 영화적 재미는 반감된 '소방관'이다.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을 모티프로,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소방관들의 희생과 노고. 백번, 천번 감사를 전해도 모자람이 없다. 영화를 보면 그 감사함을 다시 느낄 수 있다. 이를 위해 극적인 과장으로 재미를 더하기보다는 최대한 담담하게, 진심으로 다가가고자 했다. 그리고 끝내 결말을 마주하면 울컥함이 느껴진다.
다만 뜻깊은 의미와 별개로, 영화적 재미 측면에서는 다소 아쉽다. 소방관들의 일상과 고충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는 밋밋하고, 재난과 결부되는 순간은 익숙하다. 새로운 재미를 찾기 어려운 구성.
인물들 역시 마찬가지다. 트라우마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극복하려는 신입 소방관 철웅(주원), 그런 그에게 울림을 주는 구조반장 진석(곽도원). 그리고 이들과 함께하는 소방대원들의 일상을 통해 우정과 의지 등을 엿볼 수 있다.
이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하기에 조심스러웠을 테지만, 개개인의 영향력이나 인물들 사이 케미스트리가 약하다. 또한 영화 전반에 걸쳐 의미를 강조하려는 다소 인위적인 대사들이 올드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화재 현장은 생생하고 위압적으로 그려냈다. 불길 속으로 뛰어든 대원들의 구조 행위는 충분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결말을 내놓고 펼쳐지는 이야기가 긴장감을 갖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몰입감 있게 볼 수 있다는 점은 곽경택 감독의 노련한 연출력 덕분이라 할 만하다.
개봉에 앞서 큰 악재가 있었다. 진석 역을 맡은 배우 곽도원이 지난 2022년 9월 음주 운전 적발로 벌금형을 선고받고 활동을 중단한 것. 그러나 곽경택 감독은 "곽도원의 분량을 빼기 위해 편집하지는 않았다"라고 밝혔다.
배우 한 명의 실수로 영화 전체가 폄하될 수는 없는 법. 재미에는 호불호가 따르겠으나, 영화가 가진 의미만은 호불호가 없을 '가치 있는' 작품이다.
한편 '소방관'은 오는 12월 4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06분, 12세 이상 관람가.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