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란’ 김상만 감독 “각본 쓴 박찬욱 감독, 신파에 굉장한 거부감”[EN:인터뷰②]

김상만 감독(넷플릭스 제공)

[뉴스엔 배효주 기자] '전,란'을 연출한 김상만 감독이 박찬욱 감독과의 협업 뒷이야기를 밝혔다.

넷플릭스 영화 '전,란'을 연출한 김상만 감독은 10월 14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작품을 둘러싼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1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강동원이 신분은 천하지만 최고의 검술 실력을 가진 ‘천영’역으로 분한다. ‘천영’을 몸종으로 들이는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이자, 무과 급제 후 ‘선조’의 호위를 맡게 되는 ‘종려’ 역은 박정민이 맡았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 것은 물론 신철 작가와 함께 공동 집필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OTT 콘텐츠 순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13일 기준 '전,란'이 전 세계 스트리밍 순위 3위에 올라있다. 이에 "기분이 좋다. 한편으로는 안심이 된다"고 말문을 연 김상만 감독. 그는 OTT 플랫폼을 통해 작품이 공개된 것에 대해 "좋은 기회였다는 생각이 든다. OTT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것 같은 느낌도 있고, 동시에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다는 것에도 큰 메리트가 있다는 걸 부정할 수가 없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것에 부정적인 느낌은 전혀 없다. 지원도 엄청나게 많이 받았기 때문에 아쉽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란'은 박찬욱 감독이 시나리오 집필에 참여해 더욱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이에 "저도 많은 아이디어를 냈고, 반영이 됐다"고 말한 김상만 감독은 "시나리오와 연출의 결과물은 결국 감독의 몫이고, 감독이 책임져야 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박찬욱 감독님의 손을 거쳐서 나온 각본을 연출하며, 누가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더라"고 말한 그는 "감독님이 가져오신 시나리오가 좋았던 이유는 재미도 있지만, 계급 의식을 통해 사회를 보는 시선들이 캐릭터들에 선명하게 녹아있다는 것이 잘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과 의견 차이도 있었냐는 질문에는 "감독님은 지문의 쉼표 하나도 철저히 본다. 하나도 허투루 넘어가는 게 없으시다. 대사나 감정도 본인이 생각하는 스타일이 있다. 중언부언하거나 과도하게 강조되는 감정, 신파적인 요소에 대해 굉장한 거부감이 있으셔서 '그렇게 하지 마라', '이건 너무 유치하지 않니?' 라는 의견을 주셨다"며 "결국엔 박찬욱 감독님이 이기셨다. 같은 창작자로서 과한 신파나 감상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하는 데 도움을 주셨다"고 귀띔했다.

한편 '전,란'은 지난 1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