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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방송·문화] 21세기에 신데렐라는 없다… 사회 모순 찌른 ‘아노라’

원천:3377TV   출시 시간:2024-10-21
제77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현실 날카롭게 꼬집은 블랙코미디
미키 매디슨 연기 관객 몰입시켜
영화 ‘아노라’는 초반 21세기 신데렐라 이야기를 펼치며 관객을 웃게 한다. 하지만 이내 차가운 현실을 보여주며 관객을 절망하게 한다. 아노라의 감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매력을 발산한 미키 매디슨의 연기는 영화를 빛낸다.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미국 뉴욕의 한 클럽에서 일하는 아노라(미키 매디슨)는 돈을 벌기 위해 아무리 애를 써도 가난을 벗어나기 어렵다. 어느 날 클럽에 놀러 온 러시아 재벌가의 아들 이반(마크 에이델슈테인)은 아노라를 만나 반해버린다. 이반은 아노라에게 청혼하고, 아노라는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화려한 삶을 꿈꾸게 된다.

함께 라스베이거스에 놀러 간 두 사람은 충동적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뉴욕으로 돌아와 행복한 신혼 생활을 즐긴다. ‘21세기 신데렐라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이반의 부모가 결혼 사실을 알게 되면서 영화는 이야기의 주인공뿐만 아니라 관객들 앞에 현실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숀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가 다음 달 6일 개봉한다. ‘플로리다 프로젝트’(2018)와 ‘탠저린’(2018) 등을 통해 소외된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내 주목받은 베이커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사회적 약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회의 모순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이반의 부모가 두 주인공의 결혼을 무효화하기 위해 세 명의 하수인을 급파하면서 블랙코미디는 시작된다. 하수인들은 막무가내로 집을 쳐들어오고, 설상가상으로 이반은 공포와 혼란에 빠진 아노라를 두고 줄행랑을 친다. 하수인들과 함께 이반을 찾아다니면서도 아노라는 여전히 이반의 진심을 믿고 사랑을 꿈꾼다. 하지만 안하무인인 부모 앞에서 나약한 철부지일 뿐인 이반의 모습은 아노라의 기대와 환상을 산산조각낸다.

하수인 3인방과 아노라가 벌이는 다툼과 소동은 영화를 시종일관 심각하지만은 않게 만든다. 그러나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해도 경제 수준이 제자리인 아노라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술과 파티를 즐기며 부모의 돈을 흥청망청 쓰는 이반의 모습, 모든 것을 가진 사람들이 사법 제도까지 영리하게 활용해 결혼을 무효화시킬 때 분노에 차 날뛰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아노라의 현실은 약자를 계속해서 약자로 살아가게 만드는 사회의 부조리를 예리하게 찌른다.

한 인간이 가지는 인격과 품위는 사회적 지위나 경제 수준과 전혀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꼬집는다. 영화는 이런 모습들을 하나하나 ‘빌드업’하다가 끝내 절규하는 아노라와 함께 관객들을 절망하게 한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2019)와 ‘스크림’(2022)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미키 매디슨은 아노라의 감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매력을 발산한다. 아노라는 이반의 부모가 ‘천박하다’고 여기는 일을 하지만 천진난만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잃지 않는다. 권력에 반항하면서도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며,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당하는 부당한 대우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아노라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감정을 이입하게 한다.

베이커 감독은 이번 작품을 35㎜ 필름으로 촬영해 고전적인 질감을 살렸다. 동시에 실제 상황을 담는 듯한 촬영 방식으로 다큐멘터리의 느낌을 더해 관객들이 현실과 허구를 오가도록 했다. 칸영화제 상영 당시 영화는 10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그레타 거윅 감독은 “우리를 웃게 하다가도 절망에 빠뜨리는 믿을 수 없는 영화”라고 평했다. 상영시간 139분,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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