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사진|쇼박스박신양이 오컬트 ‘사흘’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부성애 코드를 녹인 ‘사흘’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오늘(14일) 개봉한 영화 ‘사흘’(감독 현문섭)은 장례를 치르는 3일, 죽은 딸의 심장에서 깨어나는 그것을 막기 위한 구마의식이 벌어지며 일어나는 일을 담은 오컬트 호러다. ‘박수건달’ 후 11년 만에 스크린을 찾은 박신양의 첫 오컬트로도 주목 받고 있다.
극 중 소미(이레)는 심장 이식 수술 후 이상 증세를 겪다 구마의식 도중 목숨을 잃는다. 소미의 구마의식을 진행했던 신부 해신(이민기)은 소미의 심장 속에 깃든 불길한 그것의 존재를 뒤늦게 알아차린다.
흉부외과의사 승도(박신양)는 사랑하는 딸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 장례식장에서 죽은 딸의 목소리를 듣게 된 승도는 딸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해신은 그것을 퇴치하려 처절한 사투를 시작한다.
‘사흘’ 사진|쇼박스 ‘사흘’ 사진|쇼박스앞서 연출을 맡은 현문섭 감독은 ‘사흘’에 대해 “3일장에 녹아진 한국적인 정서와 가톨릭 오컬트가 공존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기존 오컬트 장르가 악령과 대결에 구마사제의 희생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었다면 ‘사흘’은 부성애에 사흘간의 장례 의식으로 시간 제약을 둬 흥미를 자아낸다.
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지 않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박신양은 승도 역을 맡아 절절한 부성애를 드러내며 극 중심을 잡는다. 구마사제로 변신한 이민기도 드라마의 한축을 담당한다. 특히 그것의 존재에 잠식 당한 소미를 연기한 이레의 연기가 몰입도를 끌어올리며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럼에도 아쉬운 건 휴먼 드라마와 오컬트를 녹인 ‘사흘’의 공포 강도가 전체적으로 약하다는 점이다. 몇몇 긴장감을 선사하는 신에도 불구하고, 기존 오컬트 팬들에게 오싹한 공포를 주기엔 미약하다. 캐릭터도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전반적으로 쫀쫀한 긴장감이 떨어진다. 예상 가능한 스토리와 다소 허술하게 느껴지는 몇몇 장면은 촬영을 마친 지 4년여 만에 개봉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아쉽다. 1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