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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정직한 사람들’.. 자기소개서, 정직합니까 (김문경 감독)

원천:3377TV   출시 시간:2024-06-27
정직한 사람들

셰익스피어의 문장보다 더 유명한 전설의 문구가 있다. “이 편지는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지구를 몇 바퀴 돌아 어쩌구..”하는 행운의 편지와 “저는 몇남 몇녀의 화목한 가정에서 태어나 다정하신 어머니와 엄격한 아버지의 교육 아래 희생정신과 책임감을 배웠습니다.”라는 자기소개서 첫 문장이다. 천편일률적 인트로이지만 어쩌면 가장 무난한 자기소개서 아닐까. 물론, 요즘 시대에 저런 정공법이 인사담당자의 1차 스크리닝에 들지는 의문이다. 그런 ‘자기소개서’를 다룬 영화가 개봉되었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자기소개서’조차 대필해야하는 불쌍한 청춘의 분투기이다.

26일 개봉된 <정직한 사람들>은 정직하지 못한 청춘의 삶을 유쾌하게 풀어나간다. 취준생 보윤은 공무원시험 준비는 하고 있지만 합격은 어려울 것 같다. 마트에서는 유통날짜 지난 도시락을 챙겨먹고, 가끔 사은품 빼돌리는 ‘수완’도 보인다. 그나마 열정을 쏟는 것이 ‘자소서 대필’이다. 자신의 손만 거치면 새로운 인생과 합격의 문이 열린다고 자랑한다. 이제 그의 고객 강민, 세민, 태호의 자소서를 통해 청춘의 고달픔과 애절함, 절박함을 만나게 된다. 과연 “저는 화목한 가정에서 태어나 다정하신 어머니와 엄격한 아버지의 교육 아래...”라는 자소서가 얼마나 위력을 발휘하겠는가.

정직한 사람들

영화는 청춘의 위태로운 현실을 이야기한다. 보윤은 마트에서 거짓말을 하고, 강민은 ‘짜가’ 구찌 손목시계로 전 남친 세민에게서 돈을 빌린다. 세민은 그 시계를 당근에 올려 태호에게 되팔이한다. 태호는 여친에게 선물하지만 결국 문제가 생긴다. 거짓말의 고리가 그렇게 이어진다. 보민은 ‘자소서’ 대필을 위해 남의 인생을 더 많이 보게 되고, 남의 인생을 더 화려하게 대필하는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이 더 초라해지고, 보잘 것 없음을 슬퍼한다. 결국 캠퍼스에서도, 마트에서도, 당근 매장에서도 ‘자소서’보다 더 나은 자신의 삶을 그릴 수는 없다. 어쩌면 이 영화는 ‘자소서’가 아닌 ‘자소설’을 쓰고 있는 청춘의 서글픔을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모른다. 보윤은 그렇게 결론짓는다. “솔직할 필요 없다고, 남들 다 그렇게 속인다”고.

이 영화로 장편영화 감독데뷔를 한 김문경 감독은 제목에 대해 “영화 속 등장하는 대다수 인물들이 여러 관계망 속에서 누군가를 속이거나 누군가에게 속임을 당한다. 영화 속 모든 사건과 갈등들 역시 거짓말을 통해 발현된다. 거짓말은 <정직한 사람들>의 주제를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인데, 주제를 강조하고 아이러니함을 살리고 싶어서 ‘거짓말'과 대척점에 있는 ‘정직함'을 제목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어쩌면 자신의 삶에서 우려낸 최고의 경험담이 ‘자소서’의 명문장으로 탄생할 것이다. 인사담당자는 ‘그런 정직한 신입사원’을 가려내기 위해 AI를 동원하고, SNS를 탈탈 털어야할 것이다.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하는 것보다는 (예전에 재벌 총수가 그랬다는) 관상가를 이용하는 것이 참 인간적인 리크루트인 것 같다. 여하튼, 청춘이여, 취준생이여 ‘자소서’에 너무 부담 갖지 마시길.

▶정직한 사람들 ▶각본/감독:김문경 ▶출연: 최보윤(보윤) 류이재(강민) 안도연(태호) 기세민(세민) 민근(성민근) ▶배급:와이드릴리즈 ▶개봉:2024년 6월26일/12세이상관람가/79분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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