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가족들도 못 챙기고 밤낮없이 범죄들과 싸우는 베테랑 형사 '서도철'(황정민)과 강력범죄수사대 형사들. 어느 날, 한 교수의 죽음이 이전에 발생했던 살인 사건들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며 전국은 연쇄살인범으로 인해 떠들썩해진다. 이에 단서를 추적하며 수사를 시작한 형사들. 하지만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연쇄살인범은 다음 살인 대상을 지목하는 예고편을 인터넷에 공개하며 또 한 번 전 국민을 흔들어 놓는다. 강력범죄수사대는 서도철의 눈에 든 정의감 넘치는 막내 형사 '박선우' (정해인)를 투입한다. 그리고 사건은 새로운 방향으로 흐르게 되는데...
▶ 비포스크리닝
국내 개봉 전 올해 봄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 며칠 전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받은 이 영화는 2015년 '베테랑' 공개 이후 무려 9년만에 돌아온 인기 시리즈다. '베테랑'은 개봉 당시 1,341만명을 동원할 뿐 아니라 백상예술대상 감독상, 청룡영화상 감독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부일영화상 등을 수상하며 '어이가 없네'라는 시대의 명대사를 낳기도 했다. 유쾌한 코미디와 화끈한 액션, 통쾌한 권선징악의 스토리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영화로 만들어 놓은 류승완 감독이 처음으로 만드는 시리즈 영화다.
'서도철' 형사로 자신의 부캐를 만든 황정민이 이번 영화에서는 흘러간 세월을 어떻게 극복할지, 기깔나게 액션 씬을 만들어내는 류승완 감독과의 시너지는 서도철의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궁금해진다.
'베테랑'의 세계관에서 빌런의 존재는 모두가 궁금해 할 요소다. 이번 영화에 새로 투입된 정해인은 매번 로맨스 작품을 통해 '엄친아' '연하 남친'의 이미지를 보여왔는데 류승완 감독의 영화 속에서 어떤 활약을 할지도 기대된다.
솔직히 1편에서의 조태오를 넘어서는 빌런이 누구일지, 유아인을 잊게 만들 새로운 '베테랑' 시리즈가 만들어 질지가 가장 궁금한 요소다. 요즘 우리나라 영화계에는 범죄영화, 시리즈물은 무조건 흥행한다는 공식이 있는 것 같다. 그런 공식에 '베테랑' 시리즈도 적용이 될런지?
▶ 애프터스크리닝
꼭 어떤 영화와 비교하고 싶지는 않지만, 류승완 감독의 범죄영화 시리즈는 결이 달랐다. 확실하고 쉬운 선악의 구조를 과감히 탈피했다. 1편에서 경쾌함이 있었다면 2편에서는 박진감을 선택했다. 그리고 악을 두들겨 패는 단순함에서 벗어나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에 질문을 던지는 용감한 시도를 했다. 그러면서도 세계관을 벗어나지 않고 서도철은 경찰의 도리를 다 해낸다.
영화를 보고나면 류승완 감독의 연출력에 감탄을 하게 된다. 캐릭터를 바라보는 관객의 시선에 혼란을 주기 위한 다양한 연출과 촬영을 시도해 관객들은 '설마'와 '역시'를 반복하며 인물들을 쫓게 된다. 그리고 적절한 유머 코드의 삽입으로 무리수를 두지 않은 것도 좋았다. 류승완 감독 영화에서 익숙했던 인물들을 배치해 반가움과 동시에 거부감 없이 캐릭터를 따라갈 수 있게 한 것도 좋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골고루 분배한 화끈한 액션씬은 관객들이 지루할 틈 없이 배치되어 '류승완 표 액션'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정해인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선인지 악인지, 어떤 의도인지 알기 힘든 동공 연기를 펼칠 뿐 아니라 저런 액션도 가능했나 눈을 의심하게 하는 화려한 액션은 정해인이 정말 이를 갈고 연기했다는 생각이 든다. 작품 속 빌런으로 의심받는 인물들의 액션 연기도 정해인 못지않게 대단했다. 안보현, 서영주가 연기한 장면들은 관객의 오금을 저리게 할 정도로 대단했다.
황정민의 연기는 '서울의 봄'과 비교한다면 그냥 평이해 보일 수 있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를 다시 돌아보면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중심을 찾아가는 역할을 연기하는데는 황정민의 연기가 적절했다고 본다.
한편으로는 화끈한 만큼 잔혹한 장면이 많아 이 영화가 15세 관람이 맞나 의심하게 되지만 9년의 세월이 흐른만큼 관객의 눈높이에 제대로 맞춘 액션과 스토리, 메시지였다는 생각이 든다.
류승완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이번에는 빌런이 누군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빌런의 행위와 그 여파가 중요하다 생각하고 만들었다. 분노하고 반응하는 사건에 대해 우리의 반응이 과연 옳고 정당한지에 대한 생각을 하며 만들었다. 사건의 이면을 입체적으로 보지 못하고 제공된 정보의 소스만으로 순간적으로 분노해서 쉽게 판단하고 다른 이슈가 생기면 금방 넘어가버리는. 개인의 판결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개인과 사회는 계속 굴러가고 있다. 그런 현상이 과연 옳은건지에 대한 생각을 했다. 그래서 선과 악의 대결이라기보다 정의와 신념의 충돌이라는 구도로 만들려 했다."라고 밝혔다.
'나쁜 짓 하는 놈들은 다 때려부셔야 해'라는 단순한 논리로만 판단하기에는 요즘 세상은 너무 복잡하다. 그래서 이 영화를 화끈하게 보고 난 뒤에 서로 질문하고 이야기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진다. 정해인의 역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을 텐데 분명한 건 이 영화는 빈곤한 추석영화 시장의 구세주가 될 것이라는 것.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 '베테랑2'는 9월 1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