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정해인. 사진|강영국 기자9년 만에 돌아온 ‘베테랑2’가 황정민 정해인과 손잡고 추석 극장가를 정조준한다.
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베테랑2’ 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류승완 감독과 배우 황정민 정해인이 참석했다.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전작 ‘베테랑’은 2015년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류승완 감독은 “영화를 보시면 최근 발생하는 사건들이 연상되기도 할텐데 그것은 정말 우연이 겹친 거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빌런’이 정말 중요한 것처럼 보일 수 있고, 빌런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이 영화에선 빌런이 중요하다기보단 빌런이 하는 행위와 그 행위가 주는 여파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발생하고 있는, 우리가 분노하고 반응하는 사건들에 대해서 우리의 반응이 정말 옳은가, 정당한가 스스로 생각했던 적이 많았다. 사건의 이면을 입체적으로 보지 못하고 제공되는 정보의 소스만을 보고 순간적으로 분노해 내 안에서 쉽게 판단을 내리고, 그러다 다른 이슈가 생기면 그 이슈로 넘어 가버리는 경우가 많다. 개인이 내린 판단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 그런 사회가 굴러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현상에 대해서 우리가 잘 흘러가고 있는 것인가란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선과 악의 개념이라기보단 정의와 신념의 충돌의 개념이면 어떨까란 생각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관객분들이 속 시원한 해답을 가져가시기보단, 생각해 볼 질문거리를 갖고 극장 밖을 나섰으면 했다. 빌런에 대한 어떤 서사를 친절히 모든 걸 설명해서 완결시키는 게 아닌, 각자 무게감은 다를지라도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지 단죄하는 사람들의 행위, 그런 부분에 질문과 토론이 이뤄지려면 명확한 정답보단 호기심을 유지시키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생각했다. 극장 영화로 속편을 만든 게 이번이 처음인데 성공을 재탕하고 싶진 않았다. 제가 진짜 이 세계관을 아낀다면 다른 모험을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이전에 1편을 마무리하면서부터 했던 생각”이라고 말했다.
류승완 감독. 사진|강영국 기자황정민은 전편에 이어 다시 한번 서도철 형사를 연기했다. 황정민은 “1편이 워낙 잘 돼서 곧 2편에 들어갈 거라 생각했는데 여차여차하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됐다. 늘 마음 한편에 서도철을 두고 있었다. 2편을 해야 한다는 믿음이 있었고 감독님하고도 이야기했었다. 관객분들이 오랜 시간 걸린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전에 얼마 전에 봤는데 또 2편이 나왔다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입은 걸걸하지만 삶을 잘 살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부분에서 관객들이 서도철이라는 인물이 정의감이 있는 든든함 사람이라고 보길 바랐다. 저는 늙어가지만 서도철은 늙지 않고 그대로 있는 존재다. 내 주변에 꼭 정의로운 사람으로 두고 싶은 인물이기 때문에 제 아들뻘 되는 어린 친구들이 보더라도 저런 삼촌이 내 주변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길 바랐다”고 이야기했다.
정해인은 막내 형사 박선우이자 ‘베테랑2’ 빌런으로 활약했다. ‘베테랑’ 1편에서 유아인이 연기한 악역 조태오를 잇는 빌런이 됐다.
정해인은 “전편에서 명확한 악과 빌런의 구조가 있었다면 이번 영화는 전편과 전혀 다른 느낌의 악의 구조, 빌런 집단의 형성이 이어지면서 대표로 보여지는 인물”이라며 “전편에 대한 캐릭터적 부담감은 거의 없었다”며 “오히려 그보다 사랑받은 영화라 합류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 있었다. 내용을 듣고서도 전편을 넘을 빌런이 되어야겠다거나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부담감은 거의 없었다”고 털어놨다.
또 정해인은 “짧게 도와주러 왔다가 가장 많이 고생한 사람이 안보현”이라며 “아픈 게 뻔히 보이는데 계속 괜찮다면서 참고 묵묵하게 모두를 안심시키는 모습이 든든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류승완 감독님을 만나 액션은 이렇게 찍는 거라고 제대로 느껴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안전제일’이었다. 위험천만한 촬영임에도 불구하고 모두의 안전이 우선시됐던 촬영장이어서 무섭거나 두렵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류승완 감독은 정해인에 대해 “전작과는 전혀 다른 결이었기에 신뢰감이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며 “이 인물은 자기의 신념이 확고하고 자신이 하는 일이 옳다고 믿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동’이라는 영화에 프로듀서로 참여했을 때 정해인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젊은데도 묵직하고 차분하고 편견이 없고 있는 그대로 흡수하는 태도가 좋았다. 영화를 만드는 내내 이 배우 하기 잘했다고 생각한 것이 현장 융화력이 너무 좋다. 대사 정보량이 많은 것들이 있어 대사 스피드를 빨리 해달라고 부탁했을 때 딕션이 굉장히 정확하고 전달력 있게 꽂혀서 마이크를 통해 들으면서 엄청나게 훈련이 많이 된 배우라는 생각했다. 동공 연기라는 표현이 정말 적절하다. 여러 표현이 있어서 얼굴이 다양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베테랑2’는 1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