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과 관음...섬세하고 깊이 있는 에로티시즘 스릴러
파격 노출, 충격 결말...호불호 포인트 多
송승헌, 박지현, 조여정 열연 돋보여
러닝타임 115분, 청소년 관람불가, 11월 20일 개봉(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파격적인 노출, 충격적인 결말. 호불호 지점이 많은 영화 '히든페이스'이지만, 노출로만 주목받기엔 그 완성도와 재미가 썩 괜찮다.
'히든페이스'는 실종된 약혼녀 수연(조여정)의 행방을 쫓던 성진(송승헌)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그들의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4년 개봉한 동명의 콜롬비아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방자전'(2010) '인간중독'(2014) 등을 선보인 김대우 감독의 신작이다. 밀실에서 밀회를 지켜본다는 관음적 설정에 송승헌과 박지현의 파격적인 베드신까지. 전작들이 그랬듯 이번에도 특유의 '에로티시즘'이 진하게 배었다.
그러나 이유 없는 보여주기식 노출은 아니다. 수연이 마주할 충격을 관객에게도 전달하기 위한 장치로 기능한다. 관음이라는 인간의 본능을 이야기로, 영화라는 매개로 표현했다고도 볼 수 있겠다.
영화는 세 인물의 욕망을 깊이 파고든다. 흙수저 출신인 성진은 성공 혹은 인정, 고아인 미주는 애정, 금수저 집안의 수연은 소유에 대한 욕구로 가득하다. 이를 위해 서로를 이용하고 욕망을 실현하고자 한다. 그 과정이 치밀하고 촘촘하게 뒤엉켜 다뤄지며 극적 긴장감을 일으킨다.
스릴과 서스펜스도 충분하다. 세 사람 사이 관계는 물론 밀실에 얽힌 사건까지 끝없이 반전을 거듭한다. 긴장을 유지하며 결말로 밀고 가는 힘이 강하다. 다만 곳곳에 설득력이 부족한 순간도 없지는 않다.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 변화를 포착하고 묘사한 김대우 감독의 연출력이 훌륭하다. 자극적인 소재이기에, 최대한 우아하게 그려내고자 시도한 점도 돋보인다. 클래식 음악과 조명, 소품 등 미장센의 활용이 적절하다.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 또한 깊이 뇌리에 남는다. 끝없이 흔들리는 송승헌의 눈빛, 야릇하면서 매혹적인 박지현의 표정, 예측불가 조여정의 표현력까지. 무엇보다 세 배우가 만드는 시너지가 가히 폭발적이다.
100% 자신을 드러내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대부분은 자신의 진짜 욕망을 조금이나마 감추고 살아가고 있을 것. 그런 관점에서 영화가 지닌 지나친 솔직함은 양날의 검이다.
현실에서 욕망을 애써 외면하고 억제하던 관객이라면 공감과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인물들의 극단적인 욕망에 공감하기 어렵다면 불편하게 다가올 것.
무엇보다 충격적이고 찜찜한 결말에서 호불호가 완전히 갈릴 듯하다. 잘 나가다 한순간 와르르 무너진다고 생각될 여지가 크다. 사뭇 변태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인물들의 입장에서 곱씹어보면 가장 솔직하고 이상적인 결말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한편 '히든페이스'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15분, 청소년 관람불가.
사진=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