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각본, 부담 없다면 거짓말…허투루 하는 게 없었죠" [N인터뷰]

넷플릭스 영화 '전,란' 김상만 감독김상만 감독/넷플릭스 제공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넷플릭스 영화 '전,란'의 연출자인 김상만 감독이 각본가인 박찬욱 감독과의 협업에 대해 "허투루 하는 게 없었다"고 회상했다.

김상만 감독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넷플릭스 영화 '전,란' 관련 인터뷰에서 박찬욱 감독이 시나리오를 담당한 점에서 부담을 느끼지 않았는지 묻는 말에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라고 답했다.

이날 김상만 감독은 "감독님의 손을 거쳐서 나온 것을 연출하는 데서 누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다"면서 "실제 작업을 할 때는 좋았다"고 밝혔다.

'전,란'은 박찬욱 감독이 쓰고 김상만 감독이 연출했다. 김 감독은 "감독님이 가져온 시나리오 자체가 좋았던 이유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핵심은 이 영화가 담고 있는 주제인 계급 의식 같은 것들이 각각의 캐릭터에도 선명하게, 각자의 다른 세상을 통해서 각자 다르게 잘 녹아 있더라, 그것이 크게 다가왔다"고 시나리오의 장점에 대해 밝혔다.

김상만 감독/넷플릭스 제공
미술감독과 연출자로, 과거에는 여러 작업을 함께 했지만, 이번에는 감독과 각본가라는 점에서 각자 다른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김 감독은 박찬욱 감독과 의견이 달라 어려웠던 점은 없었느냐는 말에 "감독님은 질문에 콤마 하나도 철저하게 보시는, 무엇이냐 하면 하나도 허투루 넘어가는 게 없으시다"고 답했다.

이어 "그분은 대사나 감정에서도 본인이 생각하는 스타일이 있으시다, 각본가로 시나리오를 썼으니까"라며 "쉽게 얘기하면 중언부언하는 거, 과도하게 강조되는 감정, 신파적인 것, 이런 요소들이 불쑥 쓰일 때가 많은데 그런 것들에 대해 거부감이 있으셨다, '그렇게 하지 마라, 별로 아니니?' '이거 유치하지 않니?' 하고 물으시면 나는 '이 정도는 해야 해요' 한다, 결국엔 감독님이 이기신다, 그런 부분에서 각본가로서 영화가 과도한 신파로 빠지지 않게 격려해 주셨다"고 설명했다.

'전,란'은 올해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2000)로 대종상 미술상을 수상한 뒤 영화 '걸스카우트'(2008)로 연출자로 데뷔한 김상만 감독의 연출작이며, 박찬욱 감독이 각본에 참여했다.

'전,란'은 넷플릭스에서 지난 11일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