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적인 쟁점 셋
1. 초반 코미디 호흡, 왜 느린가
2. 작위적인 ‘진봉’ 캐릭터성? 이유 있었다
3. ‘혼혈 희화화’로 비치지 않기 위하여영화 ‘아마존 활명수’ 한 장면. 사진제공|(주)바른손이앤에이영화 ‘아마존 활명수’는 천만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의 주역 류승룡, 진선규와 배세영 작가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진봉(류승룡)이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 제대로 한 방 쏘는 코믹 활극으로, ‘발신제한’의 김창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하지만 일각에선 코미디 베테랑들이 모였다는 기대치만큼 시원한 웃음을 주지 못했다는 아쉬운 반응도 있다. 스포츠경향이 최근 김창주 감독을 만나 영화에 관한 편파적인 쟁점 세가지를 물었다.
영화 ‘아마존 활명수’ 연출한 김창주 감독. 사진제공|(주)바른손이앤에이■쟁점1. 중반까지 1시간 코믹 속도감, 조절하려고 했다?
‘아마존 활명수’는 시작 1시간과 중반 이후 1시간의 톤이 조금 갈린다. 특히 초반부 코미디는 캐릭터들의 설명과 여러 설정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코미디 속도를 느리게 설정한다.
“물론 영화 처음부터 블록버스터처럼 아마존 이야기로 시작할 수도 있었겠지만 여러가지로 생각해봤을 때 캐릭터에 대해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정보들을 쌓아야한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진봉’이 왜 아마존에 가야만 했는지, 아내를 어떻게 설득해냈는지 보여줘야 그 뒤의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정보 위주의 장면들을 가져가면서도 그 안에서 유머를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또 속도가 너무 빠르면 웃음포인트를 채 눈치채지 못하고 그냥 지나갈까봐 친절하게 깔아야했고, 후반부 양궁 대회가 본격적으로 벌어지면서부터는 사람들의 시선을 확 끌어당겨가려고 했죠.”
영화 ‘아마존 활명수’ 연출한 김창주 감독. 사진제공|(주)바른손이앤에이■쟁점2. 류승룡의 ‘조진봉’, 작위적이지 않나요?
류승룡이 연기한 ‘조진봉’은 양궁 국가대표 출신이지만 지금은 능력없이 하루하루 버티는 회사 과장이다. 부장으로 승진하기 위해 아마존 궁사들을 모아 국가대표팀을 창단하려는 과정에서, 조금 식상하고 진부한 표현법 때문에 ‘인물이 작위적이다’라는 느낌도 준다.
“슬랩스틱과 과장된 연기 신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정보신으로만 초반을 이어가기엔 이야기가 너무 버석버석하니까 캐릭터적인 연기로 재미를 가미해야만 했거든요. 리듬감을 줘야했으니까요. 류승룡 특유의 코믹 연기로 소소하게 잽을 계속 날리다가 전체적으로 마음이 간질간질해질 때 쯤 크게 한 방 날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정말 많이 노력했어요. 코미디 연출이란 게 정말 어려웠는데, 류승룡과 진선규 둘 다 코믹 연기를 너무나도 잘 하는 배우들이니 그들이 잘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촬영 직전까지도 식은땀이 날 정도로 준비를 하려고 했고요.”
영화 ‘아마존 활명수’ 한 장면. 사진제공|(주)바른손이앤에이■쟁점3. 진선규의 ‘빵식’, 혼혈에 대한 접근 방식 조심스러웠던 이유는
극 중 ‘빵식’은 가상국가 볼레도르에서 거주하는 한국계 이민자 2세로 등장한다. 꼬불꼬불한 머리와 화려한 의상, 서툰 한국어로 특징을 줬지만 자칫 혼혈을 희화화한다는 논란도 일어날 수 있어 조심하려고 했단다.
“‘빵식’을 처음 준비하면서 ‘볼레도르 혼혈 통역사’란 설정값을 어떻게 녹여낼지 연구를 진짜 많이 했어요. 생각만큼 탄탄하게 나왔다고 생각하고요. 특히 진선규가 ‘뽀글머리’와 분장을 하고 나오자마자 마치 초능력을 얻은 것처럼 사랑스러워지고 유머가 폭발하는데, ‘이건 젊은 세대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요소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다만 비하나 희화화 문제에 대해선 계속 경계했는데요. 다행히도 진선규가 표현한 ‘빵식’ 자체가 해맑고 사랑스러운 존재로 나와서 혹여 나올 수 있는 논란까지 포용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아마존 활명수’는 전국 극장가서 상영 중이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