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든페이스. 제공ㅣNEW[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또 하나의 파격으로 회자될 작품의 탄생이다. 파격 노출로 시선을 모았지만, 노출은 거들 뿐, 그보다 강렬한 이야기를 밀실에 숨겼다. 수박처럼 겉과 속이 색다른 매력을 가진 '히든페이스'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영화 '히든페이스'(감독 김대우)는 실종된 약혼녀 '수연'(조여정)의 행방을 쫓던 '성진'(송승헌)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색(色)다른 밀실 스릴러다.
동명의 원작에서 밀실을 통해 약혼자의 밀회를 보게 된다는 설정을 가져왔지만, 이야기 안에 쌓인 갈등 구조와 캐릭터는 전혀 다른 노선을 택했다. 흥미로운 포인트가 모두 스포일러에 속해 낱낱히 밝힐 수 없음이 안타깝다. 확실한 건 원작과는 전혀 다른 맛의 발칙한 상상력으로 재탄생 했다는 점이다.
'히든페이스'의 포장지에 드러난 각 캐릭터 설정만으로도 궁금증을 자극하지만, 관객들의 재미를 위해 미리 알릴 수 없는 진짜 레이어가 숨겨져 있다. 작품에 담기지 않은 이야기를 상상하며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가는 전개에 빠져든다.
또한 복잡미묘한 감정선을 가진 세 사람이 얽히고설킨 모습 역시 인상적인 관전 포인트다. 밀실에 갇힌 수연의 생존 타임리밋이 걸린 서스펜스와 함께 성진과 미주 각각의 고뇌와 갈등이 뒤섞인다. 이들의 진짜 이야기가 드러나기 시작하면, 무심코 지나간 장면들을 다시 떠올리며 느낌표를 띄우게 된다.
▲ 히든페이스 조여정. 제공ㅣNEW특히 박지현은 이 서사의 감춰진 진짜 주인공이다. 혹시 파격 노출로 소비되는 아쉬운 선택은 아닐까 싶었으나 기우였다. 쉽지 않은 감정선까지 고려한 과감한 도전으로 한층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파격 노출을 잊게 만드는 섬세한 감정선으로 파트너들과 특별한 케미스트리를 뽐낸다.
송승헌은 잘생김으로 설득력을 더한다. 두 여자가 욕망할 만한 매력적인 텐션을 만들어내며 관객들을 감쪽같이 속인다. 조여정은 밀실에서 보여주는 톤 조절로 베테랑의 진가를 보여준다. 짧은 장면에도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하는 완급 조절을 해냈다. 한정된 공간에서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구간을 긴장감으로 채웠다.
▲ 히든페이스 박지현. 제공ㅣNEW▲ 히든페이스 송승헌. 제공ㅣNEW매력적인 공간을 그려낸 미장센과 작품 전체를 곱게 포장한 클래식 선율은 이 작품이 단순한 파격 노출 이상을 담았다고 느끼게 해주는 중요한 포인트다. 특히 사운드에 공을 들인 만큼 밀실 안에서 밖으로 전하는 진동, 밖에서 밀실 안으로 전달되는 목소리까지 확실한 차이를 두고 세심하게 구현해 몰입감을 더했다.
엔딩은 한 방울의 기괴함을 섞은 다소 변태적인 상상력을 구현했다. 조여정 특유의 명랑한 텐션으로 물 흐르듯 소화했지만 관객들에게 충격을 안기기엔 충분하다. 각자가 원하는 욕망을 선택한 이들의 뒷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드는 독특한 영화적 체험이 될 것이다.
오는 20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1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