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극장가에는 다채로운 장르를 넘나드는 영화들이 준비됐다. 6·25 전쟁 당시 파죽지세로 밀리던 국군에게 싸우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준 첫 승리, 춘천대첩의 여정을 담은 ‘춘천대첩 72시간’이 베일을 벗는다. 죽음을 대하는 한국의 전통적인 정서와 오컬트가 공존하는 공포영화 ‘사흘’과 풍부한 음악과 어우러지는 로맨스 영화 ‘4월이 되면 그녀는’도 관객들을 맞이한다.
■춘천대첩 72시간=반드시 기억해야 할 승리가 온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고 하지만, 만약 그날 춘천에서의 72시간이 없었다면 미군을 포함한 UN군의 참전, 한강 방어선과 낙동강 전선 그리고 인천상륙작전도 없었을 지 모른다.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 지은 72시간의 무대 춘천! 학생들과 시민들, 여공들과 어머니들까지 그 모두가 우리의 운명을 결정지은 그날의 함성이 시작된다. 2017년 속초국제장애인영화제 예술감독을 맡았던 장이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은
1950년 6월 25일부터 27일까지 국군 제6사단이 펼친 방어 전투, ‘춘천대첩’을 그렸다. 6·25전쟁 3대 전승 중 하나인 전투는 국군뿐 아니라 학생과 경찰 등 수많은 시민이 힘을 보탰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역사‧군사 전문가들과 6.25 참전용사의 고증으로 제작된 ‘춘천대첩 3일의 기억’으로 한 차례 관객들을 만난 작품은 올 하반기 재편집을 통해 ‘춘천대첩72시간’으로 제목을 변경,작품은 어려운 시기 민·관·군 협력의 역사를 후대에 전한다. 특히 이번 작품은 배우 이덕화가 연기 인생 53년 만에 최초로 내레이션을 맡아 개본 전부터 기대감을 모르고 있다. 전체 관람가. 94분.
■사흘=흉부외과의사 ‘승도’의 딸 ‘소미’가 구마의식 도중 목숨을 잃고 장례식장에서 승도는 죽은 딸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한편, 소미가 죽기 전 구마의식을 진행했던 신부 해신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그것의 존재를 뒤늦게 알아차리는데…남은 시간은 장례를 치르는 단 3일! 죽은 소녀의 심장에서 깨어나는 그것을 막기 위한 아빠의 여정이 시작된다. 3일장이라는 전통적인 요소에 오컬트 장르가 더해진 작품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색다른 공포를 전하며 관객들의 등골을 서늘하게 한다. 장례식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주요 배경으로 영화의 긴장감을 고조하는 것은 물론 , 사랑하는 사람이 공포의 대상으로 변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전하는 작품. 딸의 육신이라도 되찾고자 하는 아버지 처절한 몸부림을 담은 이야기는 장례 사흘간의 제한적 시간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며 관객들에게 색다른 긴장감을 자아낸다. 특히 11년만에 스크린 복귀를 알린 배우 박신양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작품은 강원영상위원회의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작품으로 영화 속 다수의 장면을 강원 곳곳에서 촬영했다. 딸의 장례를 치르는 3일, 죽은 딸의 심장에서 깨어나는 그것을 막기 위한 구마의식이 시작된다. 15세 관람가. 95분.
■4월이 되면 그녀는=“아프고 슬프고 괴롭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사랑에 빠진다” 결혼을 앞둔 4월의 어느 날, ‘후지시로’ 앞으로 10년 전 첫사랑 ‘하루’의 편지가 도착한다. 옛 기억을 떠올리며 잠시 추억에 빠지지만, 그의 곁에는 결혼을 앞둔 약혼녀 ‘야요이’가 있다. 그런데 편지가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사라져 버린 야요이. 어느날 갑자기 자취를 감추고 사라진 그녀를 찾기 위해 후지시로는 사방팔방으로 뛰어 다니지만, 그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자취를 감춘 약혼녀, 이 모든 시작은 현지 한 통 때문이었을까? 두 사건을 하나로 연결하면서 수수께끼 풀듯 흥미롭게 흘러가는 작품은 매 순간 어우러지는 음악들로 황홀감을 선사한다. 하루가 돌아본 여행지의 시원한 풍광에 영화 ‘릴리 슈슈의 모든 것’ 등으로 유명한 코바야시 타케시 음악감독의 음악은 더욱 섬세한 몰입감을 선물한다. 12세 관람가. 108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