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 신스케 연출[데일리안 = 류지윤 기자] 2006년 1월 '주간 영 점프'에서 연재를 시작한 만화 '킹덤'은 현재까지 연재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단행본 72권, 누적 발행부수 1억 부를 돌파한 인기작이다. 이를 원작으로 한 실사 영화 시리즈 '킹덤'은 2019년 첫 작품 '킹덤'을 시작으로 '킹덤2: 아득한 대지로', '킹덤3: 운명의 불꽃', 그리고 '킹덤4: 대장군의 귀환까지 누적 흥행 수익 239만 엔을 기록했다. 시리즈 4편 연속 50억 엔 이상의 흥행 기록을 세운 건 일본 실사 영화 역사에서 전례 없는 성과다.
ⓒ'킹덤' 시리즈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전쟁고아가 됐지만 천하대장군을 꿈꾸는 소년 신(야마자키 켄토 분)의 여정을 보여주고 있다. '킹덤4: 대장군의 귀한'에서는 진나라를 침략한 조나라에 맞서 참전해 민간인들로 구성된 비신대를 이끌며 힘겨운 전투 끝에 승리를 맛보지만 그들 앞에 과거 전사했다고 알려졌던 조나라의 무신 방난(킷카와 코지 분)이 나타나 피바람을 일으킨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간신히 넘긴 대원들은 목숨만 부지한 채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이에 진나라의 총대장 왕기(오오기와 다카오 분)이 9년 전부터 이어져온 빙난과의 대결을 직감한다. 여기에 또 조나라의 천재 전략가 이목(오구리 슌 분)까지 등장하며 진나라는 더욱 긴장하게 된다. 천하대장군을 목표로 한 신은 왕기의 편에 서 조나라와의 결전을 준비한다. '킹덤4: 대장군의 귀환은 전편을 모두 사토 신스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야마자키 켄토, 요시자와 료, 하시모토 칸나에 이어 이번 편에 오구리 슌, 아라키 유코가 합류했다.
'킹덤' 시리즈는 일본이 아닌 중국의 전통 역사물을 현대적 시각에서 재해석해 인물들의 판타지적 능력과 대규모 전투 스펙터클을 결합시켰다. 자국이 아닌 다른 나라 문화 역사 속에서 이뤄진 장르적 혼합은 소재의 무게감과 판타지적 상상력을 동시에 담아내며 일본 실사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러한 시도는 기존 역사물의 틀을 벗어나면서 흥행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결정이기도 하다. '킹덤'은 방대한 역사와 몰입감 높은 서사, 캐릭터의 감정선을 통해 이와 같은 우려를 극복, 원작은 팬은 물론,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들도 정서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연출에 힘 썼다.
특히 주인공 신의 성장과 고난을 중심으로 한 서사는 관객들에게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며 역사와 판타지의 경계를 효과적으로 넘나들었다.
한국 영화계에서도 기존의 인기 IP를 기반으로 한 시리즈물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킹덤' 시리즈의 성공은 리스크를 감수한 과감한 실험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단순히 원작의 성공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와 판타지, 대규모 전투 스펙터클을 결합하며 기존 틀을 넘어선 시도를 통해 독창적인 시각이 관객들에게 통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사례는 시사점을 던진다. 대담한 장르 혼합은 단순히 흥미를 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통적 소재의 무게감과 현대적 감각의 조화를 통해 보다 깊은 서사와 몰입감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단순히 IP의 확장이나 반복적 흥행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내에서 새로운 이야기와 독창적인 연출을 끊임없이 시도하며 시리즈물로서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전략도 중요해 보인다. 이는 작품성이 단순히 상업적 흥행을 뒷받침하는 요소가 아니라, 시리즈 전체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관객층을 더욱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