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수-이순재[뉴스엔 배효주 기자] 이순재가 강제 추행 논란으로 하차한 오영수를 대신해 '대가족'에 출연했다. 양우석 감독은 "전화위복이다"고 밝혔다.
영화 '대가족'(감독 양우석) 언론 시사회가 11월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렸다. 이날 영화 상영 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양우석 감독은 극 중 '큰 스님' 역할 배우가 오영수에서 이순재로 교체된 과정을 밝혔다.
이순재가 연기한 '큰 스님'은 스님이 되기로 마음 먹은 이승기를 이끌어주는 핵심적인 캐릭터. 당초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가 캐스팅됐으나, 강제 추행 논란에 휘말리며 하차했다.
오영수는 2017년 극단 단원이었던 여성 A씨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로 2022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대가족'은 2022년 10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촬영한 작품으로, 오영수의 분량은 논란 전 이미 촬영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작진은 오영수의 분량을 통편집하고, 이순재로 재촬영했다.
오영수는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황이다. 재판에서 오영수는 "이 나이에 법정에 서게 돼 너무 힘들고 괴롭다"며 "인생의 마무리가 참담하다. 삶 전체가 무너지는 것 같다"는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89세로 현역 최고령 배우인 이순재는 최근 건강상 문제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공연 전 회차를 출연 취소해 대중의 염려를 사기도 했다. 이번 '대가족'에서는 스님이 된 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양우석 감독은 간담회에서 "큰 스님의 분량은 많지 않지만, 중요한 배역이었다"며 "오영수 배우가 출연을 못 하게 되자, '어떤 분이 해주시는 게 좋을까' 고민을 시작했는데, 저도 그렇고 주변에서도 이구동성으로 이순재 선배님이 최고로 적임자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대본을 보여드리고 출연이 가능하신지 여쭤봤는데, 이틀 만에 흔쾌히 출연을 결정해 주셨다"며 "안타까운 일이 있었지만 전화위복이 되었다. 이순재 선배님이 너무나 훌륭하게 빈자리를 메워주시고 큰 울림을 주셨다"고 덧붙였다.
한편, 12월 11일 개봉하는 영화 '대가족'은 스님이 된 아들(이승기)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김윤석)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막힌 동거 생활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