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숙 시니어 애니메이터- 흥행작 ‘인사이드 아웃2’제작 참여
- 3편 제작된다면 공감이 추가 바람
- 한국서 미니특공대·뽀로로 작업
누구나 가진 감정인 기쁨·슬픔·버럭·까칠·소심을 의인화한 캐릭터로 표현한 2015년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은 500만 관객을 모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이 작품은 9년 만에 불안·당황·따분·부럽 등의 감정을 더해 ‘인사이드 아웃2’(개봉 6월 12일)가 되어 돌아왔다. 1편 주인공인 아이 라일리가 13세 청소년이 되면서 그만큼 감정도 다양해졌다.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에서 다양한 감정 캐릭터 작업에 참여한 픽사스튜디오 소속의 김혜숙 시니어 애니메이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8일 현재 7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며 초여름 흥행을 이끄는 ‘인사이드 아웃2’는 제작사 픽사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한국인 스태프들도 함께 주목받게 한다. 그 대표주자 중 한 명인 김혜숙 시니어 애니메이터는 지난해 픽사애니메이션 최고 흥행작인 ‘엘리멘탈’을 비롯해 ‘버즈 라이트이어’ 등에 이어 ‘인사이드 아웃2’에 참여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 김 애니메이터는 최근 가진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인사이드 아웃2’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음을 알고 있다”며 “청소년은 자기들이 생각하는 것이 잘 표현돼 있고, 어른은 청소년 때를 기억하는 것 같다. 저희가 작업하면서 세대의 공감대를 끌어내려고 노력했는데 관객분들이 잘 받아주시는 것 같다”고 흥행 이유를 분석했다.
김 애니메이터는 ‘인사이드 아웃2’에서 전편을 요약하면서도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시퀀스를 비롯해 기존 감정 캐릭터 표현에 참여했다. “애니메이터는 배우라고 생각한다”는 그녀는 “1편과 같은 캐릭터성을 가지면서도 너무 뻔하지 않게 보이기 위해 제가 스스로 연기도 해보고, 레퍼런스도 많이 찾아봤다”고 말했다. 같은 감정이라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청소년 라일리를 직접 연기하며 각각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한 것이다.
국내에서 일할 때 아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미니특공대’, ‘뽀롱뽀롱 뽀로로’ 등의 작업을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자신이 표현한 다양한 감정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무엇일까? 김 애니메이터는 “기쁨이었다. 제가 좀 우울하거나 소심해질 때 웃으면 기분이 좋아지면서 닥친 문제가 좀 가벼워지는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며 다른 성격을 감쌀 수 있는 기쁨 캐릭터를 먼저 꼽았다. 애정이 컸던 만큼 표현하기도 어려웠다. 그녀는 “기쁨이는 동글동글하고, 비율도 사람 비율과 비슷해 예쁜 포즈를 만들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또 얼굴도 커다란 눈이 있어서 조금만 움직여도 다른 감정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서 예민하게 작업해야 했다”고 밝혔다.
‘인사이드 아웃2’는 지난 주말까지 전 세계에서 11억 달러 이상 수입을 올리며 흥행하고 있어 3편 제작도 기대된다. 그렇다면 라일리는 대학생으로 성장할 수 있으니 더 많은 감정 캐릭터가 필요할 듯하다. 김 애니메이터는 “만일 3편이 제작된다면 라일리의 새로운 감정으로 공감이가 추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해외로 나왔을 때 언어도 다르고, 할 줄 아는 것은 이 기술밖에 없어서 외롭고 힘들었다. 그런데 언어가 다르고, 잘하는 것이 달라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끼리 서로에게 공감해 주는 것이 큰 힘이 됐다. 공감이를 통해 다른 사람을 포용력 있게 공감을 해주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