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탈출'의 배우 주지훈. / 사진제공=CJ ENM주지훈이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
10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탈출'의 주인공 주지훈을 만났다.
'탈출'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 주지훈은 공항대교 부근 주유소에서 투잡을 뛰는 렉카 기사 조박 역을 맡았다.
주지훈은 "기획 의도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이 영화는 팝콘무비다. 그동안 작품을 계속 해왔지만 그 시기에 팝콘무비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저도 워낙 좋아한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이어 "심지어 그 안에서 조박이 기능적인 역할을 많이 한다. 그런 걸 제가 또 좋아한다. 취향에 없는 인간이라도 말이다. 저는 그 순간에 재밌게 다가왔으면 크게 고민 안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지훈은 우쭐대기도 하고 불량스럽기도 하지만 인간미 있는 조박 캐릭터의 외형을 너절한 옷차림과 정돈되지 않은 장발로 완성했다. 극 중 조박은 긴 머리를 휘날리며 영화에 유쾌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주지훈은 "제가 느낀 조박은 나중엔 동화되지만 타인보다 자기가 우선이고 이기적이다. 허세기도 있지만 생활력도 있다. 렉카 운전하면서 주유소에서 알바도 한다. 물론 삥땅치기도 한다"며 "조박의 나이대를 고려했을 때 90년대 초반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주유소에서 일하던 형들, 그 이미지가 떠오르더라. 세상에 동화되기보다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사는, 어릴 때 봤던 형들 모습이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래퍼런스를 찾아서 갔는데, 감독님도 '너무 파격적이지 않나' 그랬다. 나는 시간을 낼 수 있으니 피팅을 다 해보자 그랬다. 촬영감독님이 제가 준비해간 스타일을 보고 바로 '이거야' 하시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창작은 선입견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잘 활용하면 쉽게 공감할 수 있고, 비틀면 신선하다고 한다. 의상팀에서는 패셔너블한 느낌의 옷을 가져왔는데, 내가 생각하는 것과 이 캐릭터에 맞지 않을 것 같았다. 너무 트렌디해보일 수 있어서다. 거침없는 친구이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극 중 조박은 군사용 실험견들에게 위협을 받을 때, 위스키를 횃불에 내뱉으며 불을 키워 방어한다. 주지훈은 "현장에 차력사가 오셔서 알려주셨다. 그런데 제가 부는 압력을 너무 크게 했나보다. 위스키가 침샘으로 파고 들어가서 일주일간 고생했다"고 촬영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이어 "사실 CG로도 할 수 있고 주변에서도 위험하니까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제가 아직 부족해서 마임 같은 걸 잘 못한다. 감정과 연결된 걸 연기로 하고 싶은데 그걸 가짜로 못하겠더라"며 "침샘과 맞바꿨다. 어려운 신이었지만 재밌었다"면서 웃었다.
'탈출'은 오는 1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