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전도연과 오승욱 감독이 영화 '리볼버'로 9년 만에 재회하면서 서로를 향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전도연과 오 감독은 2015년 개봉한 '무뢰한'으로 처음 호흡을 맞췄다.
오 감독은 인간의 정서를 파고드는 섬세한 각본으로 호평 받아 왔다.
연인의 뒷바라지를 하다 빚에 허덕이는 단란주점 마담이 된 김혜경의 감정선을 스크린 위에 섬세하게 표현해 낸 전도연과 만나 색다른 감성을 펼쳐내는 데 성공하며 시너지를 완성했다.
'무뢰한'은 오 감독이 '킬리만자로' 이후 무려 15년 만에 선보였던 신작이었고, 두 사람이 재회한 '리볼버'가 공개되기까지도 무려 9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천천히, 자신의 속도로 새 작품을 완성해가는 스타일이었던 오 감독을 독려해 '리볼버'를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만든 데는 전도연의 힘이 컸다.
오 감독은 '리볼버'가 전도연의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된 작품이라고 말해왔다.
당시 준비하던 작품이 잘 풀리지 않던 도중 전도연의 전화를 받았고, 전도연은 오 감독을 불러 함께 삼겹살을 구워 먹고 낮술 한 잔을 하며 "가볍게 찍을 수 있는 것을 해보자. 시나리오를 써보시라"고 얘기했다.
그렇게 또 4년의 시간이 흘렀다.
주인공에게 끊임없이 전도연의 얼굴을 대입해가며 시나리오를 만들어나갔고, '리볼버' 속 하수영 캐릭터가 완성됐다.
오 감독은 "이 작품을 하면서 '배우 전도연'이 보여주지 않았던 얼굴을 꼭 표현하고 싶었다. 모니터를 보고 해냈다는 생각도 들었고, 못 보던 얼굴을 담아냈다 싶었다"면서 쉽지 않았을 연기를 해낸 전도연을 향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전도연 역시 '무표정'을 요구했던 오 감독의 디렉션에 충실하게 임하면서도 매 순간 계속해서 생각에 생각을 이어갔던 시간들이었다.
전도연은 "감독님에게 '지루하지는 않아요?'라는 질문을 계속 했었다"고 털어놓으면서 "'리볼버' 시나리오를 봤을 때 여자 버전의 '무뢰한' 느낌이 있어서 조금 걱정하기도 했었다. 김혜경과 하수영을 어떻게 다르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전했다.
오 감독의 신뢰 속 '감정 배제'라는 또 다른 표현에 도전한 전도연은 34년 차 경력에도 끊임없이 자신을 작품 속에 내던지는 열정으로 필모그래피에 한 줄을 더하게 됐다.
사진 =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영화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