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상영작을 7000원에 관람할 수 있는 '컬처 위크' 진행
박스오피스 기준 전주 대비 약 4만 명 감소CGV가 지난달 26일부터 29일 오후 5시~9시에 '컬처 위크'를 진행했다. /CGV다시 뜨거운 감자가 된 '극장 티켓 가격'이다.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제기됐던 해당 문제는 최근 대배우의 소신 발언으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가운데 <더팩트>는 티켓 가격을 내릴 수 없는 영화업계의 입장을 들어보면서 '티켓 가격 인하'가 침체기가 계속되고 있는 극장가를 살릴 수 있는 '핵심 키'가 될 수 있는지 알아봤다.<편집자 주> 대배우의 '작심 발언'으로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선 극장 티켓 가격이다. 이 가운데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영화관 CJ CGV는 평일 일정 기간 영화를 7000원에 관람할 수 있는 '컬처 위크'를 진행해 업계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CGV는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일부 상영작을 7000원에 관람할 수 있는 '컬처 위크'를 진행했다. 그동안 관객들은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컬처 데이)'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일반 2D 영화를 7000원에 관람하고 있었다.
'문화가 있는 날'은 문화기본법 제12조 2항에 근거해 국민의 일상 속 문화 향유권 확대를 통한 문화적 삶의 실현을 목적으로 문화 표현과 활동에서 처벌을 받지 아니하고 자유롭게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인 '문화권'을 보장하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이 가운데 CGV는 더 많은 관객이 극장에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제작사 및 배급사와 협의해 '컬처 데이'를 '컬처 위크'로 확대해 처음으로 진행했다.
이번 '컬처 위크'를 통해 '트위스터스' '행복의 나라' '빅토리' '사랑의 하츄핑' '필사의 추격' '늘봄가든' 등을 비롯한 여러 상영작을 '컬처 데이' 가격에 만나볼 수 있었다. 이는 올해 국내 여름 영화 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CGV가 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해 제작사 및 배급사와 협의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CGV가 '컬처 위크'를 진행한 기간 동안 관객 수는 전주 대비 약 4만 명 감소한 74만 7548명이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그렇다면 CGV는 '컬처 위크' 동안 평소보다 더 많은 관객을 동원하는 데 성공했을까.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극장을 방문한 관객의 수는 74만 7548명으로, 전주 같은 기간(19~22일) 78만 7726명보다 약 4만 명 감소한 수치였다. 또한 개봉한 작품의 차이가 있지만 지난달 '문화가 있는 날'을 포함한 7월 29일부터 8월 1일까지 171만 9622명을 동원한 것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해당 기간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보다 CGV를 방문한 관객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을 수 있겠으나 전체 관객 수를 늘리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CGV 관계자는 <더팩트>에 "박스오피스 기준으로 전체 관객 수가 빠졌고 그 주에 개봉작이 없다 보니 양적으로 아쉽게 보실 수 있지만 파격적인 시도였던 만큼 시장을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는 의미 있는 시도로 봐주면 좋겠다"며 "'컬처 위크'의 지속 여부를 지금 당장 말할 수 없지만 앞으로도 관객들이 어떻게 하면 더 극장을 찾아주실까에 관한 고민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업계 관계자들은 CGV의 파격적이자 새로운 시도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배급사 관계자는 "솔직히 말하자면 '컬처 위크'를 진행하는 기간이 너무 짧았고 볼 영화가 많지 않아서 시기적으로도 아쉽다고 생각했다"며 "박스오피스 1, 2위 작품들은 제외되지 않았냐. 그러다 보니까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 행사인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결국 객단가만 낮아진 셈"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관계자는 "평소 극장 티켓 가격이 부담돼 영화를 보지 않았던 관객들이라면 충분히 관심 가질 만한 이벤트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관객의 수가 줄지 않았나. 저렴하다고 무조건 보는 건 아닌 것 같다. 가성비를 따지는 게 아닌 가심비(가성비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만족감까지 채워주는 소비형태를 의미함)라는 선택 요인이 더 중요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파일럿' '에이리언:로물루스'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왼쪽부터)은 CGV가 진행한 '컬처 위크' 상영작 리스트에서 제외됐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CJ CGV시도만 놓고 봤을 때 의미를 찾을 수 있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 다소 아쉬운 결과임은 분명하다. 이 같은 결과를 가져온 데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번 '컬처 위크'에 모든 영화가 포함되지 않은 점이 여러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7000원에 관람할 수 있는 상영작 리스트에서 조정석 주연의 '파일럿'과 임영웅 공연 실황 영화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그리고 '에이리언: 로물루스' 등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는 작품들은 빠진 것. 이에 CGV 관계자는 <더팩트>에 "그동안 진행했던 문화의 날은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도 함께 진행하고 있지만 '컬처 위크'는 저희만 진행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배급사에 강요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다. 사전에 협의 의사를 파악했고 이를 밝히지 않은 곳은 함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CGV의 '컬처 위크'가 지속성을 가진다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포진한 작품들도 포함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고 바라봤다.
실제로 '컬처 위크'에 극장을 방문한 관객들도 상반된 반응을 내놓았다. 20대 여성 A 씨는 "볼까 말까 했던 작품이 있었는데 해당 기간 7000원에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했다"며 "평소 통신사 등 여러 할인을 받으면 15000원보다 저렴하게 영화를 보지만 그럼에도 부담스러운 가격인 건 사실이다. 이런 이벤트로 한번 숨을 돌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바라봤다.
그런가 하면 30대 여성 B 씨는 "모든 작품을 다 7000원에 볼 수 있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더라. 물론 꼼꼼히 찾아보지 못한 제 실수이긴 하지만 일부 관객들은 저처럼 생각하지 않을까"라며 "이런 이벤트를 시도하는 건 좋지만 얼마나 큰 효과를 볼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계속><관련 기사>[티켓값 논란 재점화①] "나라도 극장 안가"…최민식이 쏘아 올린 공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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