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삶이여 영원하라프리다 칼로(Frida Kahlo, 1907~1954)는 화가이기에 앞서, ‘여자’였으면, ‘인간’이었다. 그의 이미지는 픽사 애니메이션 [코코]에서도 만나볼 수 있고, 한국에서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 위대한 예술가 프리다 칼로의 고통과 고난과 역경의 삶을 목도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가 극장에서 개봉된다. 세계미술사/예술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인물들의 삶과 작품을 조망하는 다큐를 주로 소개하고 있는 일미디어의 최신작 <프리다. 삶이여 영원하라>이다. 6일 개봉한다.
제목에 쓰인 ‘삶이여 영원하라’는 프리다가 죽기 전 그녀의 마지막 그림에 남긴 글귀이다. 영화는 ‘아픔과 좌절, 불행과 비극’으로 가득한 프리다의 삶을 소개한다.
프리다는 멕시코 코요아칸에서 태어났다. 독일계였던 아버지는 딸에게 ‘평화’를 뜻하는 프리다라는 예쁜 이름을 지어주었다. 프리다는 6살에 소아마비에 걸려 한 쪽 다리가 쇠약해진다. 그리고 18살에는 끔찍한 교통사고까지 당한다. 척추와 다리, 골반 뼈를 으깬 사고로 평생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 병실에서, 침대에서, 집에서 그에게 안식을 준 것은 붓이었다. 프리다는 자신의 육신의 고통을 화폭에 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프리다 옆에 평생의 동반자(!)가 등장한다. 그보다 21살이 많았던 멕시코의 국민화가 디에고 리베라였다. <프리다 삶이여 영원하라>는 프리다가 남긴 작품과 기록 사진, 영상들과 함께 그녀의 생을 따라간다. ‘사랑의 동반자’라고 생각한 남편 디에고의 끈질긴 인연까지. 끝없는 외도와 불륜, 이혼과 재결합, 그리고 장례식과 화장터의 마지막 순간까지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프리다 칼로의 전시회가 열린 적이 있다.프리다의 삶을 알게 되면 그의 그림이 왜 그렇게 기괴하고,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운지 바로 알게 된다. 멕시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 혼란은 교통사고의 악몽을 딛고 그린 첫 작품 <벨벳 드레스를 입은 자화상>(1926)에서부터 느껴진다. 자화상 속 프리다는 경직된 유럽인처럼 보인다. 테오티우칸에서 태양의 피라미드를 보며 민족적 자부심과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는 이중성을 보인다. 그런 혼란의 이중성은 많은 작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프리다 칼로프리다가 남긴 143개 작품 중 1/3에 해당하는 55개는 병상에 누워 그린 자화상이다. <프리다 삶이여 영원하라>에서는 프리다의 작품을 세밀히,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다. <내 출생>(1932)의 충격적 모습, <두 명의 프리다>(1939)에서의 말할 수 없는 슬픔, <상처 입은 사슴>(1946)에서의 처량한 신세, <부서진 기둥>(1944)의 억겁의 고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마지막 작품 ‘Viva la Vida’(인생이여 만세)은 프리다 칼로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수박은 잘렸고, 뾰족뾰족하게 단면을 드러낸다. 47년의 고통스런 자신의 삶에 ‘만세’를 외칠 수가 있었을까.
1954년 프리다 칼로가 고통 속에 삶을 마감하자, 디에고 리베라는 프리다의 육신을 둘러쌌던 고통스러운 보조도구들 (코르셋, 목발, 인공기관 등)을 욕실의 욕조에 쌓아두고 문을 잠근다. 50년이 지나 그 문이 열렸고, 그 ‘프리다의 고통’을 흑백사진으로 만나보게 된다.
이탈리아 출신의 영화배우 아시아 아르젠토가 스페셜 게스트로 나선 <프리다 삶이여 영원하라>는 11월 6일 개봉한다. 이 작품은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의 화가들과 미술관을 다룬 명품 4K 다큐멘터리 “세기의 천재 미술가 세계의 미술관” 시리즈의 일곱 번째 이야기이다. 영화포스터가 사용된 초상사진은 니콜라스 머레이가 찍은 것 중에 하나이다.
▶프리다 삶이여, 영원하라 (Frida Viva la Vida) ▶감독: 조반니 트로일로(Giovanni Troilo) ▶출연: 아시아 아르젠토 ▶장르: 다큐멘터리 ▶수입/배급: 일미디어(IL Media) ▶개봉:2024년 11월 6일/93분/12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