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양·이민기의 '사흘', 애틋한 부정과 오컬트의 절묘한 만남 [D:현장]

14일 개봉[데일리안 = 류지윤 기자] 박신양의 11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 '사흘'이 공개됐다.

12일 오후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CGV에서는 현문섭 감독, 배우 박신양, 이민기, 이레가 참석한 가운데 영화 '사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쇼박스'사흘'은 장례를 치르는 3일, 죽은 딸의 심장에서 깨어나는 그것을 막기 위한 구마 의식이 벌어지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오컬트 호러 영화다.

현문섭 감독은 "'파묘'로 오컬트 붐이 일어난 것 같다. 차별점이라면 장례 문화, 서양 오컬트, 공조와 가족애가 들어있는 매력적인 영화"라고 '사흘'을 소개했다.

죽은 딸을 살리려는 승도 역을 맡은 박신양은 "시나리오 봤을 때 아빠와 딸의 애틋함을 다룬 휴먼 드라마와 오컬트 장르가 들어가 있었다. 한 쪽 이야기를 다루기에도 시간과 분량이 많지 않은데 두 이야기가 묘하게 공존하고 있어 흥미로웠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박신양은 '박수무당' 이후 11년 만에 '사흘'로 컴백했다. 그는 "어쩌다 보니 오랜 만에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그 동안 드라마와 그림을 그렸다. 영화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다 보니 오랜만에 하게 된 것 같다"라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박신양은 "오컬트 장르는 휴먼 드라마를 다루기 적합한 장르는 아니다. 실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참고할 만한 것도 없었다. 이런 이야기가 어우러진 걸 본 적이 없어 모험적이고 흥미로웠다"라고 말했다.

이민기는 구마 사제 해신 역을 맡았다. 이민기는 "첫 오컬트 장르라 더 끌렸다. 평소 오컬트 장르에 호기심이 많았고 대본을 받고 좋은 기회에 새로운 장르, 역할을 도전할 수 있겠다 싶어 선택했다"라고 전했다.

이민기는 "구마 사제로서 사명과 의무를 생각했고, 다른 구마 사제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내가 구마를 해서 구하려고 하는 지점이 이 영화에서는 죽음을 의미할 수 있는 지점이었다"라고 연기 주안점을 설명했다.

또한 이민기는 구마 사제를 연기하기 위해 라틴어를 익혀야 했다. 그는 "대사를 잘 외우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라틴어는 중구난방으로 있는 숫자 외우는 기분이었다. 중간에 라틴어 자문 선생님이 바뀌어 대사가 길어져 고생한 기억이 난다"라고 떠올렸다.

이레는 미스터리한 존재에 잠식된 승도의 딸 소미를 연기했다. 이레는 "평소 오컬트 장르 좋아해 이런 저런 영화를 찾아보고는 했는데 그것이 깃든 역할을 맡게 돼 반가웠다. 작품을 선택할 때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느냐를 질문하는 편이라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기쁜 마음으로 출연했다"라고 밝혔다.

이레는 "캐릭터를 구축할 때부터 우리 아빠였어도 극중 승도처럼 나를 구해주기 위해 정말 모든 걸 다했을 것 같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캐릭터를 만들며 소미보다도 나로부터 시작했다. 감정적인 신에서는 딱히 연기라고 할 게 없이 친아빠와 대화할 때 모습을 많이 가져왔다. 하지만 소미가 다른 모습을 보였을 때 무언가가 잘못됐다는 게 소미를 통해서 확연히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평소 연기와 확실히 차이를 두려고 했다"라고 연기할 때 신경 쓴 점을 말했다.

현 감독은 "박신양은 어떤 장르든 베테랑 배우다. 오컬트 장르에도 잘 어울릴 것 같아 부탁했다. 이성적인 의사 승도가 딸을 살리기 위한 신념으로 흔들리고 미쳐가는 과정을 정말 잘 표현해 줬다"라며 "어려운 장르임에도 불구 열연해 줘 감사하다"라고 박신양의 열연에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이민기와 이레에 대해서는 "이민기는 사제복이 잘 어울릴 것 같아 비주얼을 염두에 두고 캐스팅 했다. 연기는 당연히 말할 것도 없다. 소미 역할은 수많은 배우 오디션을 거쳤고 이레가 단연 탑이었다. 소미가 영화 속에서 보여줘야 할 스펙트럼이 넓었는데 이레가 다 소화해 줬다"라고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박신양과 이레는 부녀로 호흡을 맞췄다. 박신양은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어떤 깊은 느낌을 만들어내기 위해 시간을 집중적으로 활용했다"라며 "이 영화에서 아빠와 딸의 애절함, 딸이 죽지 않았다고 믿는 승도의 감정과 과정이 관객들에게 동의가 되어야 했다. 그래서 승도와 소미가 나오는 장면에서 최대한 애틋해 보여야 했다. 별다르게 노력한 건 없었다. 이레의 긴장을 최대한 풀어주려고 했다. 쳐다봐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바라보기라든지, 하고 싶은 말을 하게 한다든지 이런 사소한 것부터 시작했다. 평소에도 반말을 하자고 했는데 그건 적응이 어려워 보였다"라고 말했다.

현 감독은 "영화 개봉 시기를 잡는 게 쉽지 않았는데 지금이라도 개봉하게 돼 감개무량하다. 그 동안 재촬영도 하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후반작업을 많이 했다. 특히 나방이 가짜처럼 보이지 않게 심혈을 기울였다"라면서 관심을 당부했다.

박신양은 "모두가 열심히 만들었다. 애쓴 마음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1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