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자전' '인간중독' 김대우 감독 신작
송승헌, 조여정, 박지현 등 출연
11월 20일 개봉(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매혹적이고 과감하게 인간의 본능을 표현하는 김대우 감독. 이번에는 배우 박지현을 내세워 '히든페이스'를 선보인다.
13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히든페이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은 김대우 감독과 배우 송승헌, 조여정, 박지현이 참석했다.
'히든페이스'는 실종된 약혼녀 수연(조여정)의 행방을 쫓던 성진(송승헌)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밀실 스릴러다. '방자전'(2010) '인간중독'(2014) 등을 선보인 김대우 감독의 신작이다.
2014년 개봉한 동명의 콜롬비아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김대우 감독은 "리메이크하면서 추가해 보고 싶었던 건 각자의 욕망에 의한 의도였다. 원작에 의도라는 재료를 가지고 요리해 보면 훨씬 재밌을 것 같았다"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송승헌과는 '인간중독'에 이어 재회했다. 김 감독은 "인간중독 이후에 자주 만나는 배우였다. 운동도 같이 하고 밥도 먹고. 그동안 멋진 남자, 미남 역할을 주로 했는데 뭔가 색다른 모습, 외양은 그럴싸하면서 기회주의적인 복잡한 인물 그려보고 싶었다"라고 재회 소감과 캐스팅 이유를 전했다.
송승헌 역시 "인간중독은 제 연기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배우의 전환점이 된 중요한 작품이라고 얘기도 한다. 감독님과 작업하면서 즐거웠고, 인간적인 면도 좋았다. 이번 작품도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가장 컸다. 어떤 작품인지 듣기도 전에 하려고 마음먹었다"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송승헌과 또한 조여정과 '인간중독'에 이어 다시 부부로 만났다. 이에 "이번에도 약혼녀의 후배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됐다. 여정 씨께 죄송하다"고 유쾌하게 소감을 전했다.
이어 "너무 훌륭한 배우고 상대를 든든하게 해준다. 수연 역을 한다고 해서 든든했다"라고 칭찬하며 "다음에는 힘들지 않게 하는 역으로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송승헌은 숨겨진 욕망을 드러낸 성진 역을 맡았다. "가진 욕망을 대놓고 표현하는 인물은 아니다"라고 소개하며 "숨겨둔 본능이 외부로 나오게 된다. 그런 반전되는 감정선들을 하는 듯 안 하는 듯 줄타기 같은 느낌으로 표현하고자 감독님과 많이 의논했다. 그런 세밀함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연기 포인트를 소개했다.
성진의 직업인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어울리도록 준비도 거쳤다. 실제 연주를 지휘하기 위해 3개월 가까이 배웠다고. 송승헌은 "괜히 지휘가 중요한 게 아니구나, 대단하구나 싶었다. 현장에서 내가 지휘를 못하면 촬영도 안 됐다. 실제 연주 녹음하면서 촬영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노출신이 있어 다이어트도 감행했다. 평소 운동을 즐겨 하고 탄탄한 몸을 갖춘 것으로 유명한 배우다. 그러나 역할에 어울리는 몸을 만드는 건 또 달랐다.
그는 "운동을 많이 해서 몸을 만드는 건 쉬운데 그렇게 근육질이 아닌데 몸이 슬림하고 좋게 나오는 게 더 어렵다. 그건 굶는 수밖에 없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조여정은 밀실에 갇힌 상황을 연기해야 했다. 그는 "힘들었지만 즐겁게 찍었다"라며 "진짜 어딘가 있을 법했다. 그 덕에 잘 살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그보다는 상대 배우들과의 호흡에 더 중점을 뒀다. 그는 "어느 때보다 파트너들이 중요한 작품이었다. 두 사람에게만 오로지 집중하면서 반응하는, 리액션이 중요했다. 현장에서 늘 두 사람에게 집중하려 노력했다"라고 함께 한 배우들과의 호흡에 만족감을 전했다.
특히 박지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여정은 "수연은 대본 첫 문장을 보고 바로 하고 싶었다. 근데 미주는 정말 어려워 보였다. 박지현 배우와 현장에서 만났는데 그냥 미주였다. 어떻게 이렇게 잘하나 싶었다. 박지현 배우가 미주를 해서 저의 수연이 나올 수 있었다. 그게 고맙다"라고 말했다.
박지현은 이번 작품에서 파격적인 노출신을 소화하게 됐다. 김대우 감독 전작에서도 늘 배우들의 파격적인 노출신이 화제가 됐다. '방자전'에서는 조여정, '인간중독'에서는 임지연이 그랬고, 이번에는 박지현이다.
박지현 캐스팅에 대해 김 감독은 "미팅장에 와서 자리에 앉을 때부터 하게 될 것 같았다. 어려운 촬영이지만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믿음을 보였다.
박지현은 "배우로서 굉장한 도전이다"라면서도 "그러나 배우로서 작품을 볼 때 항상 생각하는 건 내가 이 캐릭터가 됐을 때 잘 소화할 수 있을까, 내 옷으로 잘 만들까 고민을 한다. 노출을 특별히 계산하지는 않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런 것보다 현장에서 화면 속에서 미주라는 인물로서 신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던 부분에서 부담이 있었다"라며 "감독님, 선배님들과 소통하면서 확신을 가졌고, 연기하면서 많은 걸 배운 작품이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역할에 대해서는 "미주는 욕망에 충실한 인물이다. 근데 그걸 실현시키는 과정이 계획적이기보다는 즉흥적이다. 생각을 깊이 하는 인물은 아니다. 놓여진 상황, 상대의 말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소개했다.
그럼에도 외적인 부분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평소에 운동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살기 위해 한다. 발레랑 개인 트레이닝을 하는데, 영화 찍을 때는 미주에 어울리는 몸의 형태를 상상하면서 준비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미주가 가진 성격이나 첼리스트로서의 특징들을 생각했다. 몸을 보여주는 신이 있었기에 감독님과 상담도 많이 했다. 굶기보다는 운동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미주가 가진 내재된 결핍을 몸으로 표현해 보려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노출로 주목받는 작품은 그 강렬함으로 인해 호불호가 크게 갈리기 마련이다. 또한 다른 장점이 묻힐 위험도 있다. 과연 '히든페이스'가 박지현의 파격 도전과 무관하게 작품성으로, 재미로 관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영화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사진=ⓒMHN스포츠 이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