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레디에이터2’ 韓서 첫 개봉- 韓, 북미보다 9일이나 빠른 공개
- 전편 이어 리들리 스콧 또 메가폰
- 러셀 크로우 자리엔 신인들 기용
- 콜로세움 그대로 본뜬 세트 웅장
영화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글래디에이터2’가 베일을 벗었다. 13일 한국에서 북미보다 무려 9일이나 빨리 전 세계 최초 개봉했다.
막시무스의 죽음으로부터 20여 년 후, 콜로세움에서 로마의 운명을 건 결투를 벌이는 루시우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글래디에이터2’.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글래디에이터2’는 뜨거운 검투사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글래디에이터’(2000) 속편이다. ‘글래디에이터’는 개봉 당시 전 세계 4억6000만 달러의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 등 5관왕을 휩쓸며 지금까지도 서사 블록버스터의 바이블로 회자된다. 큰 성공을 얻은 만큼 속편에 대한 기대가 많았는데, 24년이라는 긴 시간 끝에 ‘글래디에이터2’가 탄생했다.
‘글래디에이터2’는 막시무스의 죽음 20여 년 뒤, 콜로세움에서 로마 운명을 건 결투를 벌이는 루시우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전편에 이어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새로운 출연진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최근 영국 런던에서 ‘글래디에이터2’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리들리 스콧(사진) 감독과 배우 폴 메스칼, 덴젤 워싱턴, 코니 닐슨, 프레드 헤킨저를 온라인 화상으로 만나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24년 만에 속편을 연출한 스콧 감독은 “사람들은 저에게 왜 이렇게 속편을 만들기까지 오래 걸리는지 질문을 굉장히 많이 한다. 그럴 때마다 저는 ‘당신이 책을 써보거나 대본 써본 적 있어?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라고 이야기한다”며 “특히 속편은 더욱더 위험한 작업이다. 많은 사람이 1편보다 별로일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며 속편 작업의 어려움을 밝혔다.
1편에서 막시무스를 연기하며 톱스타에 오른 러셀 크로우에 이어 ‘글래디에이터2’에서는 신인급인 폴 메스칼이 막시무스와 루시라 사이에서 태어난 새로운 검투사 루시우스 역을 맡아 스타 자리를 예약했다. 그는 “제가 ‘글래디에이터2’에 합류한다는 상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런던에서 연극을 할 때 에이전트로부터 리들리 스콧 감독이 보고 싶어 하신다는 말을 들었고, 감독님과 30분 정도 화상으로 대화를 나눴다”며 “감독님은 빠르게 결정하셨고, ‘정말 내 삶이 완전히 뒤바뀌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루시우스는 콜로세움의 최강자로 거듭나는 인물인 만큼 폴 메스칼은 검투사로 변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촬영 때마다 감독님이 제 몸을 확인하는 따가운 시선을 느꼈다”며 웃었다.
동생인 게타와 함께 로마 폭군 황제인 카라칼라 역 또한 신인급인 프레드 헤킨저가 맡아 검투사의 잔혹한 경기를 보며 쾌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여준다. 헤킨저는 “두 황제가 상호 의존적이면서도 엄청난 경쟁을 한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했다”고 폭군 형제를 연기하면서 느낀 점을 전했다.
젊은 두 배우 곁에는 할리우드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배우들이 함께 했다. ‘아메리칸 갱스터’(2007) 이후 스콧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춘 덴젤 워싱턴은 더 큰 권력을 갈망하는 검투사들의 주인 마크리누스 역을 맡았다. 그는 “(콜로세움) 세트장에 발을 들이면 굉장히 많은 계단을 올라야 했다. 압도적인 현장 규모 때문에 세트에 도착하면 연기할 준비가 자연스럽게 되는 경험을 했다”며 ‘글래디에이터2’의 스케일을 전했다.
실제 제작진은 검투사 결투가 펼쳐지는 무대이자 로마의 상징인 콜로세움을 실제 크기의 60%에 달하는 세트로 지어 현장감을 극대화했다. 전편에서 막시무스를 사랑하는 루실라 역의 코니 닐슨은 루시우스의 어머니 역으로 1편과 2편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그녀는 “처음 ‘글래디에이터’는 제 커리어가 막 시작할 때 출연한 작품이어서 선물 같은 경험이었다. 그런데 이 나이에 다시 그 역할 그대로 돌아올 수 있어서 또 놀라운 선물이었다. 1편 때 스콧 감독님과 함께 했던 그 경험이 제 몸에 아직도 남아 있음을 촬영하면서 느꼈다”고 말했다.
이렇게 멋진 배우를 캐스팅한 스콧 감독은 “감독으로서 제 일은 캐스팅을 잘하는 것이다. 캐스팅을 잘하면 배우들한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상세하게 말하면서 여러 번 찍을 이유가 없다. 그들을 완전히 믿으면 되고, 그들이 훨훨 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감독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미소 지었다.
‘글래디에이터2’를 기대하게 하는 것은 역시 스펙터클하고 멋진 고대 전투 장면이다. 로마군을 이끄는 아카시우스 장군의 진두지휘 아래 누미디아에서 펼쳐지는 압도적 해전 장면을 시작으로, 강력한 전투력의 검투사들이 콜로세움에서 대결하는 장면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특히 콜로세움에서 돌진해 오는 코뿔소와 포악한 개코원숭이 등 동물과 펼치는 전투는 이전에 볼 수 없던 액션을 선사한다.
또한 콜로세움에 물을 채우고 상어를 푼 뒤 검투사들이 살라미스 해전을 재현하는 장면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역대급 스케일의 해상 전투 장면으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여기에 단순히 힘으로만 상대하지 않고 뛰어난 전략으로 매 전투 승리하는 루시우스의 기지도 새로움을 준다. 폴 메스칼이 인터뷰를 마치며 한마디 했다. “가능하다면 최대한 큰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