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마노엔터테인먼트[뉴스엔 이해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권소현은 지난 2005년 초등학생 3인조 걸그룹 오렌지 멤버로 데뷔해 활동 경력 19년을 자랑한다.
이른 나이에 활동하며 남다른 책임감을 키웠다는 권소현은 무책임한 MZ 임산부 오미자 역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저라면 아이를 키웠을 것 같다. 어린 나이부터 일을 하면서 책임감이 있다 보니 (아이가) 정상이라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칼같이 부잣집에 넘기는 모습이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젊은 엄마를 꿈꿔왔다는 권소현은 "저희 어머니가 당시 30살이 넘어 결혼하셨다. 늦게 결혼하신 편이라 저는 막연히 '젊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30살, 31살도 굉장히 젊은 나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최근 그룹 포미닛으로 함께 활동한 현아가 가수 용준형과 결혼, 첫 품절녀가 됐다. 권소현은 "현아 언니가 커피차도 보내줬다. 촬영 전에 만났는데 '딜리버리' 찍는다고 하니 보내줬다. 다른 멤버들도 늘 좋은 일 있으면 알려 달라고 한다"며 변함 없는 우정을 자랑했다. 현아에 대해서는 "10대 때 봤던 언니인데 시간이 벌써 이렇게 흘렀구나 싶다. 결혼이라는 건 새로운 시작이니 그 시작을 응원하고 싶다"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
권소현은 19년간 스캔들이 한번도 없었다는 이야기에 "편하게 다니니까 오히려 아는 사람인가 보다 생각하시는 것 같다. 저의 주제 파악을 잘하려고 항상 노력한다. 제가 어디 가서 꽁꽁 가릴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배우를 하면서 늘 사람 냄새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연애를 하면 편하게 하려 한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사진제공=마노엔터테인먼트평소 내향적인 성격이라는 그는 "소소한 성취감을 느끼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일을 하니 행복의 기준이 일이 되더라. 일을 안 하면 뭐 없는 사람 같고. 이런 기분을 너무 많이 느껴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소소한 취미를 시작했다. 뜨개질도 하고 가죽 공예도 하고. 시간을 투자했을 때 지갑이든 모자든 소소한 결과물이 나오는 걸 하니까 건강해지더라"고 취미를 소개했다.
권소현은 MBTI가 INFJ라며 "생각이 굉장히 많고 안에서는 부글부글하는데 말은 제대로 못한다.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세 번은 참고 세 번째에는 이야기하는 것 같다. 제가 참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날선 반응이 오면 그때는 얘기한다"고 털어놨다. 평소 책임감이 강한 성격이라 불안감을 잘 느끼는 성향이기도 하다고.
그룹 포미닛 활동과 배우로서의 활동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권소현은 "무대에서는 긴장을 에너지로 쓸 수 있었다. 춤을 조금 더 세게 춘다거나 그런 에너지로 썼는데 연기할 때는 긴장하는 게 다 독이더라. 경직되고 힘이 들어가고. 그런 차이를 많이 느꼈다. 또 무대할 때는 조명, 카메라 워킹, 팀 멤버, 노래 등 많은 도움 속에서 존재했는데 배우를 하면서는 나로서 존재해야 다 같이 도움이 되는 상황이라 더 고민이 많았고 더 어렵고 더 예민해졌다"고 설명했다.
긴장감과 부담감 탓인지 배우로 활동하면서는 살이 찌지 않고 있다고 한다. 권소현은 "예전에는 컴백할 거라고 하면 살이 잘 안 빠졌다. 지금처럼 똑같이 고민하고 연습하는 데도 잘 안 빠졌는데 이제 작품 들어간다고 하면 살이 많이 빠지더라. 다이어트는 작품을 해야겠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부담이 항상 있는 것 같다. 아이돌 출신 배우로서 좋은 선례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권소현은 많게는 하루 10시간 넘게 춤 연습을 할 만큼 고된 아이돌 생활이었지만 진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요즘 2세대 그룹이 많이 뭉치는데 그립다는 생각이 든다. 저희가 마지막 무대가 없이 끝난 그룹이다. 대학 축제였는데 그때는 그게 끝이라는 걸 몰랐다. 다시 모여 마지막 무대 정도는 함께하고 싶다. 제 버킷리스트"라고 소망을 밝혔다.
한편 '딜리버리'(감독 장민준)는 아이를 가지는 것이 지상 최대 목표인 철부지 금수저 부부 '귀남', '우희'와 계획에 없던 임신을 하게 된 백수 커플 '미자', '달수'의 문제적 '딜'을 그린 유쾌하고 살벌한 공동 태교 코미디다.
오는 2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