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5회 청룡영화상 남녀 신인 후보들. 사진=스포츠조선DB, 어썸이엔티한국 영화계의 가장 큰 축제, 제45회 청룡영화상이 오는 29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개최된다. 지난 달11일부터 지난 달 27일까지 전문가 설문과 네티즌 투표를 거쳐 최종 후보들이 결정된 가운데 생애 최초 영광의 트로피를 누가 가져갈 것인지 영화 팬들의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도 충무로에 보석같은 신예들의 등장은 눈부셨다. 차세대 충무로를 이끌어갈 신인 배우들이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국 영화계의 앞날을 밝게 했다는 평이 많다. 무한한 잠재력과 개성을 지닌 신인들이 2024년 한 해동안 스크린을 물들인 가운데 누가 청룡 트로피를 거머쥘 지 결과에 궁금증이 한층 높아진다.
배우 강승호, 노상현, 이도현, 이정하, 주종혁(왼쪽부터).사진제공=스포츠조선DB,어썸이앤티▶깊이 있는 연기로 단숨에 스크린 장악한 신인 남우상 후보들
올해 신인남우상 후보들은 전통과 현대, 현실과 초자연 등 다양한 테마 속에서 각자의 개성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강승호는 영화 '장손'에서 전통과 가족의 가치 속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하려는 장손 성진 역을 맡아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장손'은 3대 대가족이 제삿날에 가업인 두부공장의 운영 문제로 격렬하게 다투는 과정을 그린 작품. 극 중 성진은 가족의 기대와 자신이 선택하고 싶은 삶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인물이다. 강승호는 성진 캐릭터만의 심리적 갈등과 혼란을 세밀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가업을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그로 인한 가족 간의 대립을 통해 전통과 현대의 가치 충돌을 진중하게 표현해냈다.
노상현은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살아가는 재희(김고은)와 그와 얽히게 된 장흥수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장흥수 역을 맡아 대담하고 자유로운 영혼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노상현은 흥수라는 인물을 통해 처음에는 재희의 과감한 태도에 당황하면서도 점차 이끌리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재희와의 미묘한 관계 변화 속에서 느끼는 혼란과 설렘을 현실감 있게 표현,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도현은 '파묘'에서 기이한 묘의 비밀을 파헤치는 무당 봉길 역으로 출연해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영화 '파묘'는 미국 LA에서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과 봉길이 조상의 묫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도현은 사제지간인 화림과의 돈독한 관계 속에서 봉길의 성장과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한 가운데 묘 이장을 진행하며 맞닥뜨리는 초자연적 현상과 그로 인한 두려움, 그리고 자신의 역할에 대한 책임감을 동시에 표현하며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이정하는 '빅토리'에서 축구부 치어리더 팀을 돕는 치형 역을 맡아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했다. '빅토리'는 1999년 세기말 거제를 배경으로 댄스를 사랑하는 필선과 미나가 치어리딩 동아리를 결성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정하는 거제상고 축구부 소속 치형으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의 공연을 통해 필선과의 교류를 보여준다. 밝고 자신감 넘치는 치형 캐릭터를 통해 응원과 연대의 가치를 표현하며 극의 중심에 선 이정하는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주종혁은 '한국이 싫어서'에서 재인 역을 맡아 자유롭고 솔직한 연기를 펼쳤다. '한국이 싫어서'는 한국을 떠나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계나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주종혁이 연기한 재인은 그런 계나의 곁에서 밝고 유쾌한 에너지를 불어넣는 인물. 주종혁은 기존 사회의 틀을 벗어나려는 재인의 모습을 솔직하고 재치 있게 표현하며 극의 경쾌한 분위기를 살렸다.
배우 권유리, 박주현, 이주명, 이혜리, 하윤경(왼쪽부터). 사진=스포츠조선DB▶신선한 매력으로 중무장한 신인 여우상 후보들
신인 여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은 가족 간의 갈등, 개인의 성장, 그리고 꿈을 향한 도전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감정의 깊이를 표현하며 충무로의 새로운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영화 '돌핀'에서 첫 주연을 맡은 배우 권유리는 불의의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상처받은 나영을 연기했다. 권유리는 나영이 볼링을 통해 용기를 내고 다시 세상에 부딪히는 모습을 담백하지만 흡인력 있게 표현해 잔잔한 희망과 따뜻한 감동을 전달했다.
박주현은 정체불명의 인물에게 납치돼 달리는 차 트렁크에서 1시간 동안 라이브 방송으로 6억5000만원을 모아야 하는 유튜버를 그린 스릴러 '드라이브'에서 인기 유튜버 유나 역을 맡았다. 박주현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정체불명의 인물에게 납치돼 자신의 차 트렁크에 갇힌 채 라이브 방송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유나 캐릭터를 사실적으로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이주명은 영화 '파일럿'에서 한에어 소속 파일럿 윤슬기 역으로 등장해 당당하고 쿨한 매력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파일럿이라는 직업적 특성과 하늘에 대한 열망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며 인물의 내적 갈등과 성장 과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다음으로 이혜리는 영화 '빅토리'에서 치어리딩 팀을 이끄는 리더 필선 역을 맡아 책임감과 열정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필선은 자신의 열정을 다른 이들과 나누며 응원의 힘을 전하는 인물. 이혜리는 필선 특유의 따뜻함과 열정을 진심으로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하윤경은 영화 '딸에 대하여'에서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를 섬세하게 표현해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딸에 대하여'는 부모와 자식 간의 오해와 화해를 중심으로 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다룬 작품. 하윤경은 딸로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진정성 있게 풀어내며 깊은 감동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