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 개봉[데일리안 = 장수정 기자] 영화 ‘소방관’은 2001년 벌어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을 진지한 태도로 담아내며 그들의 희생정신을 오롯이 전달한다. 기교 없이, 진지한 태도로 사건을 전달하는 태도는 착하고 정직하지만, 상업영화의 미덕은 갖추지 못해 관객들의 큰 반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 사건을 모티브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남다른 직감과 사명감으로 5년 연속 구조대상자 구출 횟수 1위를 기록한 구조반장 진섭(곽도원 분)을 필두로 그를 따르는 소방대원들, 그리고 그런 그들을 존경하지만, 현실적인 눈길로 바라보는 신입 구조원 철웅(주원 분)까지. ‘소방관’은 익숙한 캐릭터들의 짐작 가능한 활약을 바탕 삼아 이미 결정이 된 결말을 향해 착실하게 나아간다.
비극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삼는 ‘소방관’이지만, 그럼에도 캐릭터는 일차원적이고 전개가 지나치게 뻔한 것도 사실이다. 곽경택 감독이 “실화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누군가의 희생을 기리는 이야기인 만큼 재주나 테크닉보다는 치열함과 진지함으로 승부를 하려고 연출했다”고 설명한 것처럼, ‘위기’나 ‘갈등’을 억지로 만들기보다는 주어진 책임감을 소화하기 위해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소화하는 캐릭터들의 일상을 묵묵히 포착해 나간다.
다만 ‘홍제동 참사 사건’을 담아내는 과정에서 소방관들의 열악한 환경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함께 짚는데, 이때 진섭의 대사로만 이를 전달하는 등 ‘영화적’ 만듦새는 다소 부족해 아쉬움을 남긴다. 마치 ‘공익 광고’를 방불케 하는 ‘정직한’ 대사와 장면들은, ‘소방관’이 다큐와 상업 영화 사이, 갈피를 잡지 못한다는 인상마저 준다.
물론 ‘소방관’이 담은 실화가 주는 울림만큼은 있다. 언론시사회 직후 영화를 본 배우 김민재가 울컥하며 말을 잊지 못할 만큼, 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영화로나마 접하게 될 때 느껴지는 감동 또한 정확하게 담겼다.
아쉬운 부분은 현실과 사명감 사이 흔들리는 철웅을 이끄는 진섭의 사명감이 곧 ‘소방관’의 메시지가 되는데, 음주운전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곽도원이 해당 캐릭터를 연기해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소방관’의 착하고 정직한 미덕이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희생을 정직하게 담아내는데 집중하지만, 극적인 장치를 통해 ‘흥미’를 선사하는 여느 상업영화와는 결을 달리하는 이 영화의 진심이 관객들에게 닿을 수 있을까. 오는 4일 관객들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