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뉴스엔 글 배효주 기자/사진 유용주 기자] 송강호가 '기생충' 이후 연이은 흥행 실패에 대한 속마음을 밝혔다. 이어, '1승'을 선택한 이유도 전했다.
영화 '1승'(감독 신연식) 언론 시사회가 11월 2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영화 상영 후 진행된 간담회에는 신연식 감독과 송강호, 박정민, 장윤주가 참석했다.
12월 4일 개봉하는 영화 '1승'은 이겨본 적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 모르는 선수들까지 승리의 가능성이 1도 없는 프로 여자배구단이 1승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다.
박정민송강호가 손 대면 망하는 백전백패 배구감독 '김우진' 역을 맡아 유쾌하고 소탈한 매력을 선보인다. 박정민이 1승시 상금 20억이라는 파격 공약을 내건 관종 구단주 ‘강정원’으로 분해 예측불가 매력을 발산한다. 여기에 장윤주가 20년째 벤치에서 가늘고 길게 버텨온 배구선수 ‘방수지’ 역을 맡아 감독 송강호와의 케미를 과시한다.
실제로도 여자 배구 팬이라는 송강호는 "요즘은 시즌이라 매일 중계 방송을 보고 있다. 남자 배구도 매력적이지만, 여자 배구만이 갖고 있는 아기자기한 지점이 좋아서 재밌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지만, 배구란 종목은 팀워크가 유별나게 중시된다"며 "야구나 축구는 슈퍼스타 한두 사람의 특출한 재능이나 파워가 크게 작용한다면, 물론 배구도 김연경 선수처럼 지배적인 슈퍼스타가 있지만, 팀워크나 소통의 묘미가 유별난 스포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장윤주박정민, 장윤주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박정민 씨는 어떤 역할, 어떤 작품을 맡아도 자기만의 해석과 표현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괴력을 가진 배우"라며 "장윤주 씨는 본인의 개성과 매력으로 틀을 수시로 넘나드는 모습들이 굉장히 매력적이고 강점이다. 박정민, 장윤주 씨와 함께하며 '참 이상한 배우들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좋은 뜻의 이상함이다. 그 이상함이 주는 시너지가 조금이라도 영화에 담긴다면, '1승'의 독특한 매력이 발휘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열심히, 재밌게 촬영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송강호는 2019년 영화 '기생충' 이후 선보인 작품들에서 아쉬운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기생충' 이후로 또 어떤 새로운 작품을 할까 한참 고민했다"고 말한 그는 "도전이라는 건 위험이 내포돼 있다. 그러나 30년 동안 늘 도전을 갈구하는 작품을 해왔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어떤 구간에는 뭘 해도 잘 됐고, 뭘 해도 사랑 받는 작품을 하는 때도 있었다. 그러나 어떤 구간에서는 노력들이 소통이 잘 안돼 안 좋은 결과를 낼 때도 있다"면서 "그것이 문제라기 보단, 거기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는 것이 예술가들의 자세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연식 감독'기생충' 이후 선보인 영화 '거미집'이나 드라마 '삼식이 삼촌'보다 '1승'을 먼저 촬영했다고 설명한 송강호는 "그전에 제가 했던 작품이나 캐릭터는 무겁고, 진지하고, 어딘가에 짓눌려 있는 것들의 연속이었다. 시원시원하고 밝으면서도 경쾌한 마음을 줄 수 있는 작품이 뭘까 생각했을 때 '1승' 프로젝트가 그것이었다. 블록버스터 아닌 작지만 알찬 작품"이라고 '1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간의 작품들 결과가 아쉽기는 하지만, 그게 주된 목적이 될 수는 없다"면서 "앞으로도 결과를 좇는 선택을 하는 경우는 없을 거 같다"는 신념을 강조했다.
또, "결과는 안 좋았지만 '거미집'이나 '삼식이 삼촌'이 가진 묘한 시선들이 좋다"면서 "결과를 떠나 매력적인 이야기, 매력적인 시선을 따라가고 도전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12월 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