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신 김선국 감독 공포영화, 부산영상위 전폭 지원으로 제작- 현장스태프 대부분 지역 영화인
- 29·30일 영화의전당 첫 시사회
또 한 편의 ‘메이드 인 부산’ 영화가 관객을 찾는다. 부산영상위원회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지역 청년 영화인들이 뜻을 모아 만든 작품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인지도 높은 배우들을 앞세운 만큼 ‘부산 영화’의 외연을 얼마나 넓힐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다음 달 4일 개봉하는 영화 ‘원정빌라’의 한 장면. 부산의 영화 인력과 부산영상위원회의 지원 아래 만든 ‘메이드 인 부산’ 영화이다. 케이드래곤 제공영화 제작사 ‘케이드래곤’이 제작한 영화 ‘원정빌라’가 다음 달 4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영화 제작 지원에 나선 부산영상위원회는 29일부터 이틀간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기획전 ‘부산 영화를 만나다’를 통해 부산 관객에게 먼저 작품을 선보인다. 기획전에는 ‘원정빌라’ 외에 영상위의 제작을 지원받은 ‘다섯 번째 방’ ‘빛과 철’ ‘양치기’도 함께 상영된다.
‘원정빌라’는 교외의 오래된 빌라를 배경으로, 불법 전단지가 배포되며 이웃 간에 일어나는 갈등을 다룬 스릴러 영화다. 배우 이현우와 문정희, 방민아 등이 출연했다.
이 작품은 배우 한선화 주연의 ‘영화의 거리’(2021년), 올해 초 개봉해 흥행한 ‘소풍’에 이어 부산 영화인과 지역 제작사가 손잡고 만든 부산발 영화다.
연출을 맡은 김선국(33) 감독은 부산에서 나고 자란 청년 영화인이다. ‘경옥씨의 청춘’ ‘다시, 무대 위:모노로그’ 등의 단편영화를 연출하며 지역에서 꾸준하게 활동했다. 제작을 맡은 케이드래곤은 해운대구에 소재한 부산의 영화사다. ‘심야카페 시리즈’ ‘핀란드 파파’ 등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를 지속적으로 제작했다. 현장 스태프도 전체의 4분의 3 이상이 지역 영화인들로 꾸려졌다. 경성대와 산·학·연 협력으로 관련 학과 학생 2명이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원정빌라’는 영화 기획·개발 단계부터 촬영, 배급까지 영화 제작 과정 전반이 모두 지역에서 이뤄져 의미가 큰 작품이다. 영상위의 ‘2021 영화기획개발 워크숍 지원’을 통해 영화 초고를 썼고, 이듬해에는 현직 영화인의 멘토링과 추가 기획 개발비를 제공하는 ‘부산 신진작가 영화기획개발멘토링 지원’에 선정되면서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지난해 ‘부산 장편극영화 제작 지원’을 통해 2억 원의 제작비를 마련했다.
또 영상위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맺은 촬영지 협력사업의 첫 수혜작이기도 하다. 유휴 국유지를 촬영 장소로 대여해주는 사업으로, 이번 작품에서는 화재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동래구 수안동의 한 유리공장 폐건물을 활용했다.
‘메이드 인 부산’ 영화 제작 소식에 향토 기업의 응원도 이어졌다. 삼진식품은 현장 스태프들을 위해 삼진어묵 간식 차를 제공했고, 송월타올은 자사 수건과 의류 등을 후원했다. BNK부산은행은 영화 홍보에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김희영 케이드래곤 대표는 “기업, 기관은 물론이고 많은 시민의 도움을 받아 지역사회 모두의 응원을 받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각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만큼 이 작품이 ‘메이드 인 부산’ 영화의 외연을 확장하길 기대했다. 영상위의 제작 지원을 받은 배우 나문희 주연의 ‘소풍’은 관객 30만 명 이상을 모으며 전국적인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재능 있는 영화인들이 기회를 좇아 모두 수도권으로 떠나가는 게 아쉬웠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부산에서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앞으로 지역에서도 작품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