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 류지윤 기자] 고(故) 이선균의 유작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가 국내에서 첫 공개됐다.
8일 오후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CGV에서는 김태곤 감독, 배우 주지훈, 김희원, 박희본, 김수안이 참석한 가운데 영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탈출'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지난해 10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 항정 혐의로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던 중 12월 27일 세상을 떠난 고 이선균의 유작이다. 고 이선균은 극중 사상 최악의 재난 현장을 맞닥뜨린 후 극한의 상황 속에서 점차 변해가는 안보실 행정관 정원 역을 맡았다. 영화가 끝난 후에는 엔딩크레딧에 '故 이선균 님을 기억합니다'라는 자막이 삽입됐다.
김태곤 감독은 "제가 좋아하는 영화를 돌이켜보면 일상적인 공간에서 영화적인 요소들이 작용했을 때 어떤 변화가 생기고 보는 이들의 가슴을 어떻게 두근거리게 만드느냐를 생각하는 것 같다"라며 "'탈출'도 우리가 항상 공항에 갈 때 어떤 의도치 않은 요소로 변질되고 위협으로 다가왔을 때 관객들이 더 많은 영화적 체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그 안에서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그려내면 관객들이 공감하고 더 재미있어 할 것 같았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김태곤 감독은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고 이선균을 떠올리며 "이선균이 이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영화를 준비할 때부터 현장에서도 그렇고 대교에서 벌어지는 일이어서 모든 장치, 공간, 캐릭터 대한 이해도가 필요했는데, 제가 놓친 부분을 이선균이 같이 머리를 맞대고 동선이나 감정을 논의해줬다"라고 언급했다.
'탈출'은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초청작으로 첫 공개된 바 있다.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개봉하게 됐다. 김태곤 감독은 "모든 감독의 꿈의 무대라고 할 수 있는 칸 영화제에서 상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칸 영화제 상영 이후 조금만 더 손을 본다면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것 같았다"라며 "관객들이 조금 더 긴박하고, 조금 더 재난 스릴러로써 생존한 사람들에 대한 공감, 속도감을 충족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호흡을 더 짧게 전개시키고 감정이 과잉된 부분을 정리하면서 러닝타임이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주지훈은 렉카 기사 조박 역을 맡았다. 조박은 자신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가 하면, 가벼운 언행을 남발하지만 결국 위험한 순간마다 모두를 구해내는 선택을 하는 인물이다. 주지훈은 "대부분 망가진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런 개념이 아니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어렸을 때부터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잘 즐겼다. 영화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들면 주저 없는 편이다. 감사하게도 연출자들이 나를 다양한 모습으로 써주고 있어 즐겁다"라고 말했다.
극 중 군사용 실험견들은 모두 100% CG로 구현됐다. 김태곤 감독은 "실험견이 우리가 흔히 보는 개지만, 어찌 보면 살상용으로 만들어진 개이기 때문에 영화의 허용 범위 안에서 위협성이 잘 분배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 개보다는 더 위협적인 느낌을 주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부산행'에 이어 '탈출'로 재난 영화에 출연한 김수안은 "'부산행'을 찍으면서 성장했던 수안이가 '탈출'을 찍으며 분명히 성장했을 것이다"라며 "딱 사춘기였던 시절에 경민을 만났다. 저의 사춘기는 경민과는 달리 쭈뼛거리는 편이었다. 현장에서도 그랬던 것 같다. 경민의 용기 있는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느끼면서 힘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주지훈은 "즐거운 긴장감을 선사해 드리고 재미있게 보시고 나갈 영화라고 생각한다. 재미있게 즐겨달라"라고 당부했다. 12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