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삭 감독. 강영국 기자“두려움은 제게 영감을 주고 성장의 기회도 돼요. 새로운 경험을 확신하며 ‘트위스터스’를 선택했고, 앞으로도 도전적 선택은 계속될 거에요.”정이삭(46) 감독이 재난 블록버스터 ‘트위스터스’로 컴백, ‘미나리’에 이어 또 한 번 글로벌 흥행을 노린다. “한국에서 개봉하게 돼 영광”이라는 그는 “투어의 종착지인데 완벽한 피날레”라며 기뻐했다.
정이삭 감독은 7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신작 ‘트위스터스’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 어린 시절부터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걸 좋아했다. 블록버스터 감독이 돼 보니 꿈을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트위스터스’는 할리우드 영화 ‘트위스터’(1996)의 속편으로, 토네이도를 연구하는 케이트(데이지 에드거 존스 분)와 하비(앤서니 라모스), 유튜버 타일러(글렌 파월) 등 세 청년이 거대한 토네이도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달 19일 북미에서 개봉해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역대 재난 영화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며 흥행 중이다.
프로듀서 애슐리 J. 샌드버그는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있을 때 규모나 스케일은 크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이쪽 지역을 이해하는 사람을 감독으로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미나리의 큰 팬이었다. 배우 연기 특수효과도 감독님도 그렇고 아이작 감독님과 이야기를 시작했다. 친구들 중 루카스 필름에서 일하는 친구들도 있어서 만달로리안에서 같이 작업한 동료들이 있었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더라. 특수효과나 거대한 스케일에서도 탁월함을 발휘하신다더라. 스크립트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감정이나 캐릭터를 규모에 맞게 표현해주실 거라고 생각해서 적임자라고 봤다”고 밝혔다.
정이삭 감독과 배우들. 강영국 기자정이삭 감독은 ”VFX에 의존하기보다는 가능한 한 야외 촬영을 많이 하고 싶었다“며 ”액션 장면엔 생동감을 불어넣으려고 했다. 한 샷 한 샷에 어떻게 에너지를 담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큰 요소는 ‘트위스터스’를 오클라호마 켄자스에서 밖에서 촬영했다는 거다. 실내 촬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돈도 절약이 된다. 그렇지만 이번 영화는 야외촬영을 하고 싶었다. 실제 효과를 구현하고 싶었다. 그게 원칙이었다. 또 다른 원칙은 어떻게 하면 관객을 최대한 액션에 가깝게 하는 것이냐다. 생동감이 관건이었다”고 했다.
또한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제가 1990년대 좋아했던 영화를 다시 봤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에서 영향을 많이 받기도 했고, 공부도 많이 했다. 이 작품은 실제 자연 현상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서 영감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들이 직접 토네이도를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작품 속 한국적 요소에 대해서는 “제 부모님 덕분일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자연과 관련된 디테일이 살아있는 영화가 많다. 그런 걸 보면 제가 한국을 떠난 적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한국과 관련성이 아직도 높은 것 같다. 한강을 본다거나, 제가 한국에서 비록 태어나진 않았지만 한국적인걸 봤을 때 깊이 공감이 된다”고 했다.
차기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이번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두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런 영화를 내가 어떻게 만들지?’라는 고민이 들더라. 그런데 두려워서 이 영화를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며 “개인적으로, 두려움은 저에게 영감을 주기도 하는 거 같다. 성장의 기회도 되고, 새로운 경험을 주는 경험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차기작은 도전적인 작품을 하고 싶다. 제게 있어 긍정적인 도전, 관객들과 자랑스레 공유하고 싶은 작품을 선택하고 싶다”고 소신을 전했다.
‘트위스터스’는 오는 14일 국내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