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및 문화예술 25개단체 공동 성명▲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2018년 10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일명 ‘화이트리스트’혐의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자료사진).ⓒ 이희훈
블랙리스트 범죄로 처벌받은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최근 서울시립교향악단 비상임이사로 선임된 것과 관련, 영화계를 비롯한 문화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관련기사 : '블랙리스트 실형' 조윤선 서울시향 비상임이사 위촉 논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여성영화인모임,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를 비롯한 영화단체와 한국작가회의, 문화연대 등 25개 단체는 11일 공동성명을 내고 블랙리스트 주범 조윤선의 서울시향 비상임이사 선임의 즉각 철회와 블랙리스트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이들은 "블랙리스트 사태의 주범 조윤선이 2022년 윤석열 정부에 의해 사면되고 지난 8월 복권된지 채 3개월도 지나지 않아 화려한 복귀의 축포를 쏘아올리는 모양새"라며 "이 추악한 복귀전의 길을 오세훈 서울시장이 열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블랙리스트를 통해 예술인들의 목줄을 옥죄고 한국 문화예술생태계를 괴멸적 상황으로 몰고 갔던 이가 한마디 사과나 반성의 말도 없이 서울의 대표 예술단체의 이사 자리를 슬그머니 꿰차는 작금의 현실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로 인해 고통 받았던 많은 문화예술인에게 다시금 커다란 상처와 고통을 떠올리게 한다"고 분개했다.
특히 "블랙리스트 범죄자를 이사로 최종 선임한 서울시 오세훈 시장의 결정은 부패하고 무능한 패거리 정치의 전형을 보여주는 결정이 아닐 수 없다"라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블랙리스트 국가범죄 책임자 조윤선의 서울시향 이사 선임으로 인해 블랙리스트 범죄를 옹호하고 문화예술인들을 2차 가해하는 상습범이 됐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아울러 "이미 오세훈 서울시장은 문화예술계와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세종문화회관 사장으로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에 가담했던 안호상을 선임하여 물의를 일으켰다"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예술검열과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무지와 폭력이 이번 조윤선의 서울시향 이사 선임에서 명백하게 확인된 것으로, 오직 정치적 이익과 권력을 위해서라면 예술검열, 국가범죄, 인권침해 등은 쉽게 눈감을 수 있는 파렴치한 정치업자에 불과하다"고 맹공을 가했다.
이들 단체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문화예술인에 대한 반복적인 N차 가해와 조윤선의 복귀는 '블랙리스트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면서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 제도를 비웃으며 블랙리스트 국가범죄를 아직도 옹호하며 문화예술인들을 조롱하고 있는 '반(反) 예술, 검열 정치' 패거리들에 대한 진상조사와 엄중한 처벌이 시작돼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 시절 좌파 문화예술 척결을 외치며 블랙리스트의 서막을 연 유인촌은 문체부 장관으로 돌아오고, 문체부 관료들을 이끌고 행동대장 역할을 했던 용호성은 문체부 차관이 됐다"면서 "블랙리스트 실행에 가장 큰 책임이 있었던 조윤선이 서울시향의 이사가 되는 현 상황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임을 다시금 확인케 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