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 정서에도 반응 폭발…"인물 개성 다 달라" 극찬
한국 전통 신앙→일본 요괴 등장…일부 관객 불쾌감도
"日 전통괴담 현대적으로 해석…신선함으로 작용"영화 ‘파묘’ 일본 포스터. (사진=‘파묘’ 일본 배급사 카도카와 공식 SNS)[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오컬트 장르 최초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달성한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가 항일 코드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심상찮은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2일 영화 ‘파묘’의 일본 배급사 카도카와 케이플러스 측은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파묘’가 일본 현지에서 흥행 수입 1억엔(약 9억 1000만원)을 돌파했다고 알렸다.
지난 2월 국내에서 개봉한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그린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개봉 32일 만에 천만 관객을 사로잡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133개국에 판매됐고, 북미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해외 개봉 후 현지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세계적인 흥행까지 성공했다.
일본에선 국내 공개 후 약 8개월이 지난 10월 18일 개봉했다. 특히 일본에서의 흥행은 예상 밖의 성과라는 반응이다. 한국의 전통 신앙과 일본 요괴 괴담을 소재로 우리 민족의 아픔을 그린 ‘파묘’ 속 항일 서사가 거부감을 일으킬 것이란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현지 관객들은 ‘파묘’의 소재에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작품의 재미와 완성도를 칭찬하는 긍정적 반응들이 더 우세하다. X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다 달라서 좋았다”, “이야기의 전개 방식이 신선하고 캐릭터의 섬세한 감정선과 배우들의 열연이 인상적이었다” 등 ‘파묘’를 칭찬한 일본 관객들의 댓글들이 이어진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역사 문제로 민감한 한일 관계와 별개로, 자국의 전통 괴담을 한국적 관점에서 현대적으로 해석한 ‘파묘’의 영화적 시도가 일본 관객들에게 신선하고 흥미롭게 느껴진 것 같다”며 “일본 내 K콘텐츠 열풍과 한국 배우들을 향한 호감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