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의 속편… 전 세계 최초 韓개봉
폴 메스칼·덴젤 워싱턴 연기 호흡 눈길
스콧 “훈련 위해 배우들 지옥에 던졌다”막시무스(러셀 크로)의 죽음으로부터 20여 년이 흐른 로마는 쌍둥이 황제의 폭정으로 민란이 벌어지기 일보직전이다. 아카시우스(페드로 파스칼) 장군이 이끄는 로마군의 침략으로 아내를 잃고 포로로 끌려온 루시우스(폴 메스칼)는 강한 권력욕을 지닌 마크리누스(덴젤 워싱턴)의 눈에 띄어 검투사로 발탁된다.
로마와 아카시우스 장군에 대한 강렬한 복수심을 무기로 루시우스는 콜로세움에서 벌어지는 검투에서 매번 생존한다. 마크리누스는 영리하고 용맹한 루시우스에게서 특별함을 느끼고, 루시우스가 감춰 온 출생의 비밀은 베일을 벗는다.
전작 이후 24년 만에 찾아온 ‘글래디에이터2’가 오는 13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다. 전편에 이어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하고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새로운 배우들이 참여했다.
주인공 루시우스 역의 폴 메스칼은 1996년생으로 최근 떠오르고 있는 20대 신예 배우다.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틴 버틀러, 콜린 파렐, 빌 나이 등과 함께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메스칼은 이번 영화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오랫동안 정체를 감추고 살아 온 아픔 등을 섬세하게 표현해 낸다. 검투사로 변신한 뒤에는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덴젤 워싱턴은 전쟁 노예로 끌려온 루시우스의 안에 도사리고 있는 분노를 눈여겨 보고 자신의 검투사로 선택하는 마크리누스를 연기한다. 권력에 대한 끝없는 욕망과 노련하고 교활한 처세, 특유의 묵직한 카리스마로 인물의 매력을 더한다. 워싱턴은 메스칼과 세대를 뛰어넘는 연기 호흡으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고대 로마 제국을 재현해 낸 미장센은 아이맥스관 등 특별상영관에서 감상할 만하다. 거대한 사이즈로 제작한 콜로세움 세트가 관객들을 압도하고 다채로운 사운드는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제작진은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세부적인 고증까지 신경썼다.
스콧 감독은 최근 국내 언론과 진행한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영화는 즐기기 위한 것이긴 하지만 만드는 과정에선 많은 고증을 거친다. 로마 제국의 건축, 의상, 생활 양식 등을 로마의 냄새가 날 정도로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조사했다”면서 “역사적 사실을 자세히 조사하고 이해하되 어떻게 나만의 버전으로 영화화할 것인가 질문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의 연출에 나서면서 품었던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은 내게 왜 이렇게 속편을 만들기까지 오래 걸리냐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한다. 그럴 때마다 ‘당신은 책을 써보거나 대본을 써본 적 있느냐,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느냐’고 반문했다”며 “속편을 만드는 것은 위험한 작업이다. 많은 사람이 1편보다 별로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액션 훈련 과정에 대해선 “배우들을 지옥에 던진 것이나 다름 없었다”며 “특히 메스칼은 민첩하고 검도 굉장히 잘 다뤘다. 이런 맹렬함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랍다”고 극찬했다. 11일 오후 기준 ‘글래디에이터2’는 예매율 1위(28.2%)를 달리고 있다. 러닝타임 148분, 청소년 관람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