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작품마다 새로운 시각과 도전을 시도하는 김대우 감독이 신작 '히든페이스'로 10년 만에 돌아왔다. 전작이 송승헌, 조여정, 임지연과 함께 했던 '인간중독'이었고 이번에도 송승헌, 조여정 그리고 박지현과 함께 19금, 밀실 스릴러, 에로가 더해진 장르로 돌아왔다.
'히든페이스'는 2011년에 콜롬비아에서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젊은 지휘자가 남자 주인공이고 연인이 어느 날 편지를 남기고 사라진 뒤 새로운 여인과 교제를 시작, 사라진 줄 알았던 연인은 비밀의 방에 들어가 그들을 지켜본다는 원작의 설정은 똑같지만 완전히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 낸 김대우 감독이다.
감독은 "어느 것 하나도 우연이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수연의 이별에 대한 무성의, 타인을 이용하려는 이기심에서 출발된 갑작스러운 이별, 미주의 복수심, 그 뒤에 이어진 미주의 '가짜 부부생활도 나쁘지 않겠다'는 깨달음. 함정에 빠진 걸 느끼는 성진 등 인과관계로 얽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원작도 뛰어났지만 의도와 인과관계를 엮으면 갇히는 행위, 갇히는 걸 안다는 행위, 꺼낸다는 행위, 뒤바뀌고 들어 단다는 행위가 서로 폭발력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원작의 영화를 어떤 생각과 의도로 각색했는지를 설명했다.
김대우 감독은 "이 영화에는 '관음'적 요소를 뺄 수 없다. 보통 관음적이라는 말은 훔쳐보거나 지켜보는 자가 쾌감을 가진다는 전제를 가진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보여주는 자가 쾌감을 느끼고 오히려 관음 하는 자는 고통을 느낀다. 그 대비를 보여주고 싶었다. 상대방이 얼마나 고통스러워할까라는 기대의 쾌감이 드려진다. 배우들에게도 연기할 때 기본적으로 이런 쾌감의 종류임을 알리고 그 상상을 하고 연기해 달라고 요구했다. 관음의 역발상을 의도했다."며 영화 속 독특한 설정의 배경이 어떤 의도를 가진 것인지를 이야기했다.
오랜만의 작품인데 리메이크작을 연출하게 된 이유에 대해 감독은 "그동안 놀기도 했고 시나리오도 3개 정도 쓰기도 했다. 내가 쓴 시나리오 중 하나를 추진해야겠다 마음먹던 시점에 이 작품의 제안이 들어왔다. 그런데 당장 이걸 해야겠다는 생각 들더라."며 마음을 움직인 힘이 느껴졌다는 말을 했다.
그러며 "우리가 외국 작품을 리메이크하니까 마치 한국을 대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시나리오를 직접 쓰는 작가로서 저도 베테랑이었으니까, 원작을 훨씬 돋보이게 하는 영화를 만들고, 원작자를 실망시키지 않는 오히려 더 내 영화가 진화할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고 그런 마음으로 만들었다. 영화의 제목도 바꾸자는 의견이 많았는데 나는 정말 잘 만들었다 생각하고 자신감이 있어서 제목도 그대로 쓰자고 했다. 그게 제 자존심 같이 느껴졌다."며 원작의 뼈대만 가져왔지만 원작의 제목을 그대로 쓰게 된 이유를 자신감이라고 강조했다.
영화 속에서 여러 가지 사랑의 모습이 보인다. 김대우 감독은 "누군가는 사람을 노예로 만드는 걸 기뻐하기도 한다. 사랑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마이너 한 취향이라고 해서 그걸 나쁜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사랑에 나쁜 사랑이 있나? 그렇다면 좋은 사랑은 무엇일까? 그래서 사랑의 형태에 충실할고 했다. 대신 너무 격렬하거나 처절하게 그리지 말고 라이트하고 예쁘장하게 그려보고 싶었다"며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사랑의 모습에 대해 항변했다.
김대우 감독은 "무성의함이 낳은 질투가 얼마나 무서운지, 인간 본성 안에 잠재하는 소유욕이 얼마나 무서운지, 내적 격렬함은 얼마나 뜨거운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히든페이스'에는 몇 사람 밖에 안 나오는데 충분히 내적으로 격렬하다는 생각이 든다. 말 천마리가 뛰어 오는 것과 차이 없을 정로도 격렬한 감정들이 휘몰아친다. 사람이 사람을 증오하고, 사람이 사람을 갖고자 하고,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는 게 얼마나 격렬한 것인지를 소개하고 싶었다."라고 이야기하며 "이 영화는 블록버스터의 큰 씬 보다 격렬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감정의 아이맥스적 경험을 함께 해보시길 바랐다."며 관객들에게 영화를 소개했다.
‘히든페이스’는 실종된 약혼녀 수연(조여정)의 행방을 쫓던 성진(송승헌)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혀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밀실 스릴러로 11월 2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