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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빈의 클로징] “Look who’s ‘weird’ now.”

원천:3377TV   출시 시간:2024-11-28


도널드 트럼프의 미 대선 당선 후 미국 친구와 이야기를 했다. 그의 첫마디는 “이제 누가 ‘이상한 사람들’인지 보라고!”였다. 지난 8월2일,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미네소타 주지사 팀 월츠는 TV 방송 출연 중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 후보와 J. D. 밴스 부통령 후보에 대해 “좀 이상한 사람들 같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이 발언 장면은 순식간에 SNS에 퍼지면서 유명세를 탔고, 짧고도 멋지게 핵심을 찌른 말이라고 민주당 지지자들 등에서 갈채와 환호를 받았다.

내 친구의 얼굴이 어두워진 건 그때였다고 한다. 2016년의 일화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절반”은 “인종주의자, 성차별주의자, 동성애 혐오자, 외국인 혐오자, 이슬람 혐오자들”이라고 하면서 한마디로 “한 떼거리의 한심한 것들”(basket of deplorables)이라고 부른 바 있었다. 당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이 발언을 크게 증폭하여 자신의 지지자들을 결집했을 뿐 아니라 세를 불리는 중요한 반전의 계기로 삼았다. 선거에 패배한 후 클린턴은 자신의 발언이 큰 실수였으며 “트럼프에게 선물을 준 격”이라고 회고하였다.

친구는 민주당 지지자이며, 그때나 지금이나 트럼프의 당선을 악몽으로 여기는 이다. 그런데 그가 클린턴의 그때 발언과 월츠의 얼마 전 발언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던 것은 반대 의견을 가진 이들을 한마디로 상대할 가치도 없는 자들로 폄하하는 태도였다고 한다. 그 역시 누구 못지않게 트럼프를 싫어하지만 민주주의 정치체란 본래부터 의견이 다른 사람들의 말싸움으로 굴러가는 것을 전제로 성립된 조직이며, 반대당의 후보로 선출된 개인과 세력을 싸잡아서 무시하는 태도는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너무 ‘바른생활 사나이’ 같은 소리가 아닌가? 하지만 그 친구의 절망은 그보다 깊은 차원을 가지고 있었다. 트럭 운전사 백인 남성인 그는 자기 주변에 인종, 동성애, 낙태, 이민자 등등의 이슈에 대해 트럼프의 말처럼 극단적인 생각을 품고 있는 미국인들은 3분의 1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러한 민주당 후보들 혹은 ‘진보층’들의 오만한 태도가 별것 아니게 끝날 수 있는 생각의 차이에 기름을 부어 ‘문화 전쟁’을 활활 불타오르게 만드는 중요한 원인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었고, “이상한 사람들”이니 “한심한 것들”이니 하는 발언은 바로 그런 오만한 태도를 보여주는 증후라는 것이었다. 이제 선거가 끝났고, 트럼프 세력의 승리로 끝났다. 그리고 그 ‘이상한 사람들’은 선거인단뿐만 아니라 일반 투표에서도 더 많은 표를 얻어냈다. 그렇다면 카멀라 해리스와 월츠는 ‘더 이상한 사람들’이 아닌가? 그리고 이걸 깨닫지 못하는 것은 골수 민주당 지지 세력과 이른바 ‘진보층’뿐이 아닌가?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거나 혹은 차이가 나는 모든 사람들을 “한심한 것들” 또는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무시하고 적대시하는 이들에게 “너희야말로 ‘이상한 것들’이야!”라고 매가 쏟아진 격이 아닌가?

미국인도 아닌 내가 그 친구의 비분강개에 함께할 이유는 없었다. 그냥 나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뿐이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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